홈쇼핑사업자 비공개 심사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홈쇼핑 사업자 선정을 위한 청문회, 심사항목 세부조항, 심사위원 수 등 심사관련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방송위는 19일 청문회 내용과 심사항목 세부조항 등을 공개할 경우 사업 신청자들이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심사결과 발표때 심사위원 명단과 함께 청문회 내용 및 세부조항 등을 공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12개 신청업체 가운데 3개를 선정하는 홈쇼핑 채널 사업자 선정과정은 심사결과가 발표되는 4월 2일께나 드러날 전망이다.

이같은 방침은 지난해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정부의 입김보다는 심사위원들이 평가한 점수가 당락을 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 컨소시엄은 심사위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 100명을 선정해 놓고 이들을 모두 만나고 다니면서 사업권 획득을 위한 사전 로비활동을 벌였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또 방송위원들에 대한 로비설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방송위원 중 일부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혹과 로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시키기 위해 방송위는 심사위원 명단은 물론이고 심사위원 수까지 철저히 비밀로 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방송위원회는 9명 정도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이 수가 14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방송위는 구체적인 심사기준과 배점도 심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밝히기로 했다.

세부 심사기준을 미리 알려 줄 경우 청문회를 실시하기 전에 자사 컨소시엄에 유리하도록 자료를 만들거나 답변을 조작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방송위는 청문회 내용도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말 있었던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을 위한 청문회에서는 기자들에게 청문회장이 공개됐으나 이번에는 기자들에게도 청문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순경 정책국장은 『위성방송의 경우 경쟁 컨소시엄이 2개에 불과해 한쪽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때 상대 컨소시엄을 외부와 격리시킴으로써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번 홈쇼핑 사업자 청문회는 신청자가 너무 많아 한 장소에 격리시켜 보안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청문회를 공개할 경우 나중에 청문회를 실시하는 업체가 먼저 청문회를 실시한 업체의 답변 내용을 미리 알고 유리하게 대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전 청문회에 참석한 기자 등의 입을 통해 청문회 내용이 외부로 알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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