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의 국책연구개발사업으로 지난 89년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250억원의 연구비를 쏟아부은 자기부상열차 연구가 사실상 중단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기계연구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기부상열차 개발사업은 지난 89년부터 11년간 시험선로 건설비 101억원, 연구개발비 150억원 등 총 251억원을 투입해 지난 93년 대전 엑스포때 국내 처음으로 자기부상열차를 제작, 전시·운행한 뒤 94년부터 99년까지 시속 110㎞급에 한량당 12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중저속형 시제품(모델명 UTM-01) 제작을 마지막으로 연구개발 지원이 대폭 축소됐다.
게다가 지난 99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총리실로 이관되면서 과기부의 국책연구사업으로 지원을 받아오던 자기부상열차사업이 기계연의 기관고유사업으로 변경됐고 지난해부터는 정부의 예산축소 방침과 맞물려 정부의 지원이 10억원으로 줄어 현재 시제품 차량의 유지보수 및 관리, 부품교체 등 기본적인 업무만 수행하는 등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자기부상열차 개발을 위해 지난 90년 유치과학자로 한국에 온 김인근 전자기부상열차개발사업단장이 지난 2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자기부상열차 연구업체인 제너럴아토막스사로 이직하면서 자기부상열차 개발사업 관련 핵심연구인력의 이탈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기계연구원은 이에따라 자기부상열차 개발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부처에 계속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한편 서울시가 도시형 열차 실용화 방안으로 추진중인 강남종합개발계획내 경전철사업의 대상기종으로 자기부상열차를 선정하도록 검토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이와함께 대전시에도 유성∼제3청사간 자기부상열차의 건설을 요청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빈약해 사실상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출연연 관계자는 『정부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며 호들갑스럽게 개발을 추진하다 성과가 나올 만한 시점에서 한번 시제품을 제작해보고 발을 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7∼8번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유독 우리는 첫술에 배부르기만을 기다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가 레일위를 구르는 기존 열차와 달리 자기력을 이용해 궤도의 일정 높이로 부상해 바퀴 없이 주행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고 곡선에서의 주행성능이 뛰어난 장점이 있어 선진국에서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분야다.
일본·독일 등의 경우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고 미국도 99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 자료수집 등 기초적인 검토를 끝내 놓는 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독일은 8번에 걸친 시제품 제작끝에 시속 450㎞급 고속형(transrapid 08) 자기부상열차를 개발, 지난 1월 중국측과 상하이에 30㎞노선 건설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도 7번의 시행착오 끝에 시속 150㎞급 도시형(모델명 HSST) 자기부상열차를 개발, 오는 2005년 개통을 목표로 나고야내 9㎞ 구간의 노선을 건설중이다. 일본은 또 현재 시속 500㎞급 고속형(모델명 MLX)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켐트로닉스, 반도체 유리기판·웨이퍼 재생 시동…“인수한 제이쓰리와 시너지 창출”
-
2
'대세는 슬림' 삼성, 폴드7도 얇게 만든다
-
3
“美 트럼프 행정부, TSMC에 '인텔과 협업' 압박”
-
4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5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6
트럼프 취임 후 첫 한미 장관급 회담..韓은 관세·美는 조선·에너지 협력 요청
-
7
삼성·SK 하이닉스 '모바일 HBM' 패키징 격돌
-
8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 요람…바이오판 '반도체 아카데미' 문 연다
-
9
아모레퍼시픽, 'CES 화제' 뷰티 기기 내달 출시…“신제품 출시·글로벌 판매 채널 확대”
-
10
“시조새보다 2000만년 빨라”… 中서 쥐라기시대 화석 발견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