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CI월드콤의 100% 자회사인 한국법인 월드콤코리아(지사장 송종선)가 지난달 8일 정보통신부로부터 별정통신1호 사업권을 정식 허가받은 것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향후 통신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부터 별정통신사업의 외국회사 지분 제한이 풀린 후 외국 통신사업자 사업권 직접 획득의 첫번째 사례로 향후 별정시장 판도 변화, 구조조정, 글로벌화 촉진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드콤코리아의 전략 ● 이미 지난 99년 말 부가통신사업권을 따내며 국내에 발을 들여놓은 월드콤코리아는 이번 별정사업권 추가 획득에 따라 음성 분야가 결합된 데이터 패키지상품 판매, 인터넷(IP) 트래픽,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등에 적극 나서게 된다. 특히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안정화된 음성서비스와 데이터 통합상품을 집중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월드콤코리아 관계자는 『MCI월드콤의 궁극적인 망 전략은 전세계에 자사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3년 전 일본에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기간통신사업권을 따낸 것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에서 기간면허를 획득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에서 직접적인 회선 투자도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또 『한국 내 별정1호사업(음성재판매)은 데이터통신의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통신사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시장 영향 ● 별정통신1호사업자 시장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 MCI라는 배경을 뒤에 깔고 있고 기간사업자를 능가하는 글로벌망을 갖고 있는 것은 그것 자체로 국내 사업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경쟁력이다.
국내 별정1호사업자들도 필연적으로 사업 비중을 키워갈 수밖에 없는 데이터·IP 트래픽 등에 대한 장기 포석과 노하우를 출발선보다 훨씬 앞선 곳에서 갖고 있다는 것도 사업구조상 국내 사업자에 대한 커다란 압박 요인이 될 것이다.
월드콤 관계자는 『당장 각각의 별정1호사업자와 직접적인 경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업계에 미칠 파장을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음성에만 의존한 사업 형태로는 지금의 시장 서열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된다.
◇다른 외국사업자의 움직임 ● 일단 국내 별정사업권 획득의 첫 테이프가 끊김에 따라 같은 유형의 외국사업자라 할 수 있는 콘서트(AT&T 계열)·글로벌원(구 스프린트)·C&W(홍콩텔) 등이 사업권 획득 러시를 이룰지 주목된다.
경쟁의 전면화라고 일컬어지듯 별정1호 시장에 예상밖의 외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 물론 이들의 시장 참여는 당장의 음성 시장만 내다본 근시적 방침이 아니라 데이터사업까지 연계한 토털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공통점을 띤다.
바야흐로 국내 별정통신사업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미래지향적 사업구조를 마련하거나 완벽한 수익, 시장 장악 모델의 앞선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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