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을 집중 매집했다. 7일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82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1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는 최근 나스닥의 하락과 함께 국내 IT주들도 파장을 입을 수 있다는 일반의 예상과 다른 시장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또 최근 외국인들이 실적호전 중소형주 위주로 대응하던 것과는 달리 대형주에 집중, 다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른 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175억원 어치 순매수했고 LG전자(22억원)·삼성SDI(77억원) 등 국내 대표 IT주들을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들은 한통프리텔을 147억원 어치, 엔씨소프트와 한통엠닷컴을 각각 44억원, 17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최근 소외받았던 대형주에 대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원인을 나스닥의 이틀동안 급반등한 데서 원인을 찾고 있고 단순한 기술적 반등인지, 추세의 전환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김학균 신한증권 코스닥팀장은 『이날 외국인들이 국내 대표기업들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은 나스닥시장의 급등에 영향이 있다』며 『추세의 전환여부를 조기에 판단하기보다는 며칠 더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날 대형주 위주의 외국인 순매수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인텔의 CPU가격 인하와 HP·델컴퓨터 등 PC업체들이 반도체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삼성전자가 급등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대표주라는 인식보다 국내 대표주라는 인식으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변해왔다』며 『삼성전자가 다시 20만원대에 올라온 것은 반도체 중심의 국내 IT주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외국인들은 2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국내 증시에서 사들였지만 선물시장에서는 1100억원 규모를 순매도해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 대한 대응을 달리했다. 또 이날 8일 더블위칭데이를 앞두고 600억원 규모의 차익매물을 내놔 선물·옵션 만기일에 대비해 프로그램 매수물량을 줄이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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