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는 더 이상 수평적 e마켓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평적 e마켓의 대명사로 알려진 MRO가 업종 e마켓으로 확산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 철강, 플랜트 등 업종 기반의 e마켓들이 사업초기부터 직접자재보다는 MRO 물품 거래에 비중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거나 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플랜트 기자재 전문 e마켓으로 출발한 한스비투비(대표 한상훈)는 최근 MRO분야(http://www.MROplant.com)로 사업을 확대한데 이어 상반기 중 석유화학 업체들과 공동 MRO e마켓을 운영할 예정이다. 포스코, 동부제강 등 10개 철강업체가 추진하고 있는 철강 e마켓 구축사업도 초기 거래 품목을 MRO 규격품으로 상정, 이에 대한 물품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e마켓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조선 분야의 e마켓 조선닷컴 역시 MRO 품목으로 거래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종 e마켓이 MRO 분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직접자재 거래인프라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접자재에 대한 물품표준화나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간 직접자재 구매에 대한 정보나 노하우를 공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e마켓의 본질을 빗겨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MRO 분야의 경우 크고 작은 e마켓이 이미 가동되고 있고 대형 e마켓의 경우 업종 e마켓을 추진하는 기업과 동일한 경우도 태반이라 분명 소모적인 경쟁상황이 벌어진다는 우려다.
철강 e마켓의 경우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철강 e마켓이 거래 품목을 MRO 맞춤품목으로 정한 것은 e마켓을 주도하는 포스코의 구매 계획에 일방적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직접자재는 자체 조달시스템을 통해서 처리하고 일반 MRO 용품의 경우 포스코가 지분 참여하고 있는 엔투비를 통해서 구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결국 여기서 빠지는 MRO 맞춤품목을 거래 대상으로 정했다는 얘기다.
업종 e마켓 한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MRO는 온라인 상거래에 익숙지 않은 기업e마켓으로 끌어내는데 접근이 쉬워 이를 기반으로 e마켓을 활성화시킨 후 직접자재 거래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수평적 e마켓도 사업 초기부터 업종별 영업전략을 세우고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업종 중심의 수직적 e마켓과 수평적 e마켓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시점이 좀더 빨리 다가올 것으로 전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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