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명브랜드들 중국서 OEM생산 확대 소형가전업계 고사위기

그간 외산 유명브랜드가 선점해온 대형TV·대형냉장고 등 고급가전시장에서는 최근들어 가전3사가 사실상 주도권을 장악한 데 반해 가전3사가 떠난 소형가전시장의 경우 해외브랜드의 적극적인 가격공세에 밀려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립스·브라운·내셔널·물리넥스 등 해외글로벌기업들이 최근들어 중국에서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춘 값싼 소형가전제품을 국내에 대거 유통시킴으로써 가격경쟁력 하나로 버텨온 중소가전업체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해외글로벌기업은 확고한 브랜드인지도를 무기로 국내의 대형유통업체와 쇼핑몰들에 빠짐없이 입점한 것은 물론 본사에서 거금을 들여 제작한 광고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등 풍부한 마케팅자원까지 활용하는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국내중소업체들을 압도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전자양판점인 하이마트 관계자는 『소형가전제품의 경우 해외 브랜드 제품과 국산 중소업체 제품간의 가격차이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3만∼4만원 벌어져 있었으나 최근엔 그 격차가 불과 1만∼1만5000원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일부품목은 국내제품이 더 비싼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형가전시장에서는 토종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전기압력밥솥을 제외하곤 토스터·진공청소기·다리미·선풍기·이미용기 등 거의 대부분의 품목에서 국산과 외산의 가격차이가 1만원선 안팎으로 줄었으며 전기포트와 드라이기의 경우 가격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국산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이전에는 「고가모델은 외산, 저가모델은 국산」으로 시장이 양분돼 있었으나 이제는 중국 현지생산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춘 외국기업들이 제품가격을 국산수준으로 떨어뜨림으로써 시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또 『소형가전의 경우 국산제품들이 브랜드·디자인·품질 등 어느 면에서도 앞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는 그나마 가격이 유일한 무기였는데 이제 가격경쟁력마저 상실한다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글로벌 기업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대량생산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저가생산을 실현했다』며 『모든 면에서 앞선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먼저 발굴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정면돌파보다는 측면승부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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