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비라
8000억원. 표면실장(SMT) 및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장비 시장규모다. 제법 짭짤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세계 20여개국에서 온 400여 SMT 및 PCB 생산장비·소재업체들이 서울 대치동 KOTRA 학여울 전시장에 모두 집결했다.
국내 최대 SMT 및 PCB 생산장비전인 「제2회 국제 표면실장 및 인쇄회로기판 생산기자재전(SMT/PCB KOREA 2001)」이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에 걸쳐 개최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갈고 닦아온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업체들의 열기가 KOTRA 학여울 전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가 후원하고 전자신문, K. FAIRS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전자제품 생산장비 선진화에 견인차 역할을 해온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의 후원으로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뜻있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전시회는 첫 전시회였던 지난해와 달리 전시장 규모및 출품업체, 출품작 등에서 면모를 일신해 명실상부한 국내 전자제품 생산장비 전문 전시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각종 SMT·PCB 기자재 및 소재들을 둘러보면 최근 국내 전자업계 및 PCB업계의 설비투자 방향을 한눈에 짚어볼 수 있다. 그만큼 출품작 내용이 알차다는 뜻이다.
또 전시회의 부대행사로 개최되는 공식·비공식 세미나에는 CSP·플립칩 패키지 기술 및 관련 소재·장비동향 등이 중점 소개돼 최신 전자부품 어셈블리 관련 정보습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 전자세트업체에 청량제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제품을 살펴보면 우선 마운터 부문에서는 국내 칩마운터산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이 대규모 부스에 최첨단 칩마운터를 출품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업체들은 지금까지 공략해온 중·저속급 칩마운터 시장에서 탈피, 전세계 고속 칩마운터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아래 야심작들을 대거 출품했다.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이 선보인 고속마운터는 칩마운팅 속도(일명 tact time)가 0.1초에 달할 정도다. 이는 시간당 3만6000개 정도의 칩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특히 이번에 출품된 고속 칩마운터들은 차세대 칩 부품으로 대두되고 있는 「0603」까지 장착할 수 있어 국산 전자제품의 경박단소화 속도를 더욱 급진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힘입어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전자업체에서 주문이 쇄도, 이 분야 선두주자인 야마하·주키 등 일본업체와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이들 회사의 설명이다.
또 남양전자·에스엠텍 등 중견 마운터업체들도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중국·대만·필리핀 등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 경제침체로 인한 판매부진을 타개해 나간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올해 솔더머신 시장 화두는 당연히 무연솔더링시스템이다.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환경에 대한 규제 강도를 더욱 높여감에 따라 무연(lead free)솔더링시스템은 이제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솔더링 장비 중 눈에 띄는 기종은 인라인(in line)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제품들. 기존 인라인형 솔더링 머신 제품에 비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인라인 솔더링 머신 부문에서는 국내업체와 외국업체가 시장 선점을 위한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여 관람객의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SMT의 마지막 공정이라 할 수 있는 검사장비 부문에서도 눈여겨 볼 제품이 많다. 표면실장 후 부품의 실장 상태를 검사하는 검사장비가 이번 전시회에 특히 대거 출품돼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출품된 제품들의 면면을 보면 수동형 검사장비보다는 X레이 기술을 이용한 자동검사장비(AOI)가 주류를 차지, 국내 전자제품 생산라인의 자동검사시대가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국내 PCB업계의 최대 과제는 디지털 정보통신기기 시장에 대응한 개발·생산체제 구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를 바싹 뒤쫓아오는 중국·대만 등 후발국의 도전을 뿌리치는 것도 과제다.
여기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환경 문제도 국내 PCB업체가 넘어야 할 벽이다. 결국 이같은 국내외 PCB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장비 현대화와 더불어 친환경적으로 설비를 구축해야만 한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노광기·현상기·부식기·정면기·도금장비 등은 모두 이같은 PCB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저가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대만 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 차원 높은 기술과 불량률 감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긴요하다는 측면에서 PCB 검사장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검사의 자동화를 가능케 하는 BBT장비와 AOI들이 선보여 PCB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 올해에는 삼성전기 등 일부 PCB 및 장비 업체들이 국산 AOI장비를 출시하고 있어 국산 대 외산의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PCB 소재 부문에서는 한국다이요잉크가 출품한 첨단 PCB 잉크류가 관람객이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빌드업·마이크로BGA 잉크 및 실버스루홀(STH) 레지스트 등 거의 모든 제품들이 환경친화적으로 재단장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내 전자정보통신기기 산업계의 설비투자 움직임이 다소 위축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레이저드릴 등 PCB 핵심 가공장비업체들이 이번에 출품하지 않아 아쉽다』는 주최측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면 내년 전시회에는 보다 많은 PCB 생산장비·소재 업체들이 출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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