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정보통신사업에 대해 교차하는 애증을 갖고 있고 정부와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LG그룹 내에서 정보통신사업과 관련, 좌장 역할을 수행해온 박운서 부회장이 데이콤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이틀째인 27일 기자들과 만나 LG그룹의 정보통신사업 전개와 관련한 심경의 일단을 털어놨다.
먼저 박 부회장은 데이콤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에 대해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데이콤을 포함해 LG그룹의 정보통신사업 전반을 정상화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돈 안되는 사업을 전개한 데 대해 후회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정보통신사업이 장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만 들면 투자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고 설명, 구본무 회장이 통신사업 전반에 대해 여전히 애증이 교차하고 있음을 전했다.
박 부회장은 『그렇다고 해서 동기식 IMT2000사업에 LG가 간판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는 절대 아니며 한국통신(KT)·SK델레콤(SKT)과 LG가 3비 구도로 간다는 상황에 대해서도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연금 감면이란 조건 하에서 LG의 동기식 진출에 대해서 박 부회장은 『출연금 감면이전에 사업자 입장에서 동기식은 사업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일단 LG텔레콤은 2.5세대인 IS95C에 투자하겠으며 동기식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소액투자만 하겠다』고도 했다.
LG텔레콤의 매각 여부와 관련해서는 『만약 포항제철이 동기식 IMT2000사업의 간판이 된다면 LG텔레콤의 매각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겠다』면서도 포항제철의 정보통신사업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극히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제3 종합정보통신사업자로서의 포항제철의 부상 가능성에 대해 박 부회장은 『현재 여건이라면 포철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투자가 단행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의 제3 정보통신사업자 투자 예산과 관련해서는 3조∼4조원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와 SKT를 제외한 정부의 통신시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누가 할 것이고, 그게 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박 부회장은 『LG를 포함해 모든 투자자 입장에서는 통신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라며 『만약 통신시장이 현재와 달리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이라면 LG는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LG의 참여 여부는 결국 제3사업자 보호를 전제로 한 정부의 통신 경쟁정책이 우선함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데이콤 경영과 관련해 『데이콤은 경영환경과 기술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고 공기업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실상 실패했다』며 『앞으로 이익을 우선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데이콤의 음성통신사업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실패작이라고 진단한 박 부회장은 『돈 벌 자신이 없으면 정리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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