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벤처 인큐베이팅 모델

인도 과학기술부와 UN산하 아태기술이전센터(APCTT) 주최로 지난 1월 29일 뱅갈로르시에서 「제1회 국제기술사업 인큐베이터 워크숍」이 열렸다. 전세계 16개 국가에서 200여명의 벤처인큐베이터들이 모인 이날 행사의 목적은 전세계의 현황을 파악하고 효율적인 사업모델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자는 것이었다.

주제별로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신기술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갖고 새로운 인큐베이팅 모델을 모색하는 행사였다. 나아가 미국의 NBIA 경우 처럼 국제 벤처인큐베이터협회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도 되었다. 각국에서 모인 벤처인큐베이팅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 내용을 종합해 보면 크게 세 가지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었다.

첫째, 이제 벤처인큐베이팅 사업이 정부주도의 공공적 지원사업에서 민간 주도의 영리적 사업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독일, 영국, 미국 등 경제 선진국에서는 두드러진 현상이고 이스라엘과 인도 같은 나라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민간 인큐베이팅사업의 활성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번 행사만해도 인도 과학기술부의 주최로 이루어진 국제 행사였다. 행사장에서 만난 인도의 과학기술부 장관은 매우 열정이 넘치는 엘리트 관료였다. 어떻게 하면 자국의 벤처 인큐베이팅 기관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지 필자와 다른 참가자들에게 묻고 토론하며 행사장을 누비고 다녔다.

둘째는 민간주도로 벤처 인큐베이팅 사업이 전환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핵심적 과제들의 해결에 모든 담당자들이 매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핵심적 과제는 △육성하는 벤처기업의 수익모델 정립 △경영자문, PR지원 등 무형 서비스에 대한 인정 △인큐베이팅 사업자의 장기적인 수익을 위한 충분한 지분 확보 등이다.

셋째는 참가국의 대표들은 한결같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벤처산업에 매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벤처 열기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그와 같은 사회적 바람을 일으켰는지에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더구나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미국과 함께 한국의 기업들이 겪은 성공과 실패의 노하우를 귀담아 듣고자 했다.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업체 CMGI 혹은 아이디어랩이 나스닥에서 밀려난 이야기나 한국의 코스닥 시장의 침체 소식은 이번 행사장에서도 단연 뜨거운 화제였다. 한마디로 먼저 길을 나선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소중한 경영 자산으로 삼고자 하는 진지한 분위기였다. 더불어 국내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비롯한 벤처산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긍지를 가질 수도 있었다.

전통적인 인큐베이터의 역할이 여전히 미래에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영국의 트랜지션스(transitions)사에서 온 라자 보스씨는 인큐베이터는 사무공간 제공, 사회적 네트워크, 사업개발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오래된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 경영은 「네트워크 경영」이다. 경영 자체가 사회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야 하는 지극히 통합적인 활동과 노력이지만, 벤처기업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설립단계는 물론 성장 단계에서도 자금, 마케팅, 인력, 외부의 파트너 등 모든 분야에서 부족한 것이 벤처다. 벤처인큐베이터의 설 자리는 이 같은 벤처기업의 처지에서 시작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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