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경제 시대」는 전세계를 광속으로 묶으며 하나의 단일 경제권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제 그 어느 나라 어떤 기업도 국가를 넘나들기 위한 경영 규칙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외형적 압축성장을 지향해온 국내 경제도 지난 98년 국제통화기금(IMF) 지원 아래 놓이면서 폐쇄적 경영체제에 따른 경영의 불투명성, 지배구조의 후진성 등 내재된 문제들이 한꺼번에 표출됐다. 특히 국내 경제의 부가가치 창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며 경제 재건의 일익을 담당했던 제조기업들은 이러한 시대조류를 맞아 더 많은 변화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기업들은 경영혁신에 바탕을 둔 내실있는 경영 인프라 구축, 체질개선을 통한 기업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기존에 일부 경영진에 편중되온 기업정보를 주주·종업원 등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는 「열린 경영」을 통해 지식기반 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열린 경영」 방식은 「투명성」과 「공유」에 기반한 「신뢰」의 구축이 핵심이다. 즉 종업원들과 기업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의 재정상태와 경영정보를 공유하도록 해 현재 경영상태를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주체가 스스로 경영자와 같은 주인 의식을 가짐으로써 전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경영의 투명성 제고=기업경영에 관한 투명한 정보 공유의 과정은 기업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이는 우리 경영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도 국제적 기업지배 관행에 부합하는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해 그동안 접근이 제한됐던 기업경영에 대한 의사결정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소유권 집중에 따른 기업지배구조의 낙후성, 낮은 자기자본비율 개선과 분식결산·차입경영에 의한 부실 경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회계시스템의 정비에도 주력해 신인도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기업정보공유의 확대=기업의 투명 경영을 통한 신뢰 구축 효과는 곧 경영실적으로 이어진다. 세계적 경제전문지인 포천지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최우수기업」은 경영진과 종업원간 신뢰지수를 바탕으로 선정되는데 여기에 선정된 기업들의 자기자본수익률(ROI)은 일반기업들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러한 신뢰도 제고의 과정에는 경영진·주주 등 관계자뿐만 아니라 종업원과의 공유과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이제 종업원은 단순 작업자가 아니다. 신경제하의 그들은 기업경영자와 함께 동반자이자 성장을 위한 엔진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경영자도 「참여와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종업원의 다양한 욕구와 가치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신노사문화=이제 경영진과 종업원은 고용과 피고용의 단순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윈윈(Win Win)하기 위한 동반자적 관계에 놓여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근로자 이사제, 노사협의회, 기업경영 설명회 등을 경영정보의 공유와 토론의 장으로 활용, 그동안 경영에서 배제돼온 종업원을 기업경영에 참여시키는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의 각 주체들과 함께 창조적 기업문화를 이끌 수 있는 조직과 지식 근로자를 양성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물론 성과에 걸맞는 보상체계를 통한 동기부여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각종 제도와 프로그램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지식경영체제 구축=노동과 자본은 유한하지만 지식과 정보는 무한한 「생성」과 「자기증식」을 통해 새로운 경제가치를 창출한다. 현대의 기업은 최고경영자만이 정보의 우위에 있어서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즉 내부에서 외부로, 다시 외부에서 내부로의 정보 출입이 자유로운 「열린 조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사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지식 창조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식경영체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총합된 지식과 노하우가 효율적 경영방식과 고객을 만족시키는 제품의 개발을 촉진한다.
글로벌 시대로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각 경제주체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경영혁신」의 성공은 일선 경영진과 종업원, 주주 등의 총체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들의 참여가 없는 혁신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수 있다. 이들이 함께 입을 맞춰 같은 시선으로 기업의 비전을 바라볼 때 「열린 경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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