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MSM6000칩, 과연 만능열쇠일까

미국 퀄컴은 최근 모바일스테이션모뎀(MSM)6000 칩세트 시리즈를 이르면 오는 4·4분기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본지 2월 20일자 29면 참조

퀄컴의 MSM6000칩은 1세대(AMPS), 2세대(IS95A 및 B), 3세대이동통신(IMT2000)간 로밍을 구현하고 동기·비동기식 이동통신시스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발표대로라면 가히 「도깨비 방망이」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상용화되고 앞으로 서비스될 거의 모든 이동통신시스템간 로밍을 MSM6000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니 관련업계의 관심이 고조되는 것도 당연하다.

이대로라면 연말부터 퀄컴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이동전화 단말기에 MSM6000칩이 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칩세트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이 끝났다면 당장이라도 MSM6000칩 공급을 시작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퀄컴의 얼버무림이다. 퀄컴 측은 『올 연말부터 MSM6000칩 시리즈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만 말한다.

사실 퀄컴은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최종 목표인 국제로밍의 한 해결책을 제시한 셈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분명 달라 보인다.

획기적인 솔루션을 보유한 칩이 등장했다고 해서 모든 사업자가 채택하리하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또 5억4000만대(2001년)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세계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을 놓고 퀄컴만 미소짓는 상황(MSM6000칩 채택)이 올리 만무하다. 특히 전세계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의 51% 이상을 점유하는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과 같은 강자들은 한국의 제조업체들처럼 퀄컴에 매달리지도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은 한국과는 달리 유럽형이동전화(GSM) 분야에서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의 헤게모니가 비동기(유럽)식으로 돌아서고 동기사업자 선정작업이 난항을 겪자 굳이 비동기식을 선택하지 않아도 MSM6000칩만 장착하면 3세대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웅변하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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