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06)

새로운 모험<6>

『아까도 말했지만, 자네는 중간 보스로 커야 하네. 자네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할 일이 많지. 자네를 지지하는 세력이 필요하지. 지지하는 세력을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약효가 잘 드는 것이 돈이지. 당선이 가능한 다른 초선 의원 후보자들을 잡게. 그 중에 돈이 부족해서 쩔쩔매는 후보자들이 있지. 그들에게 정치 자금을 대주게. 우리는 상당한 기간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들을 20여명 점검했지. 우리가 공천을 줄 것이네. 공천을 받고도 돈이 없어 선거운동을 못하는 후보자가 있지. 그리고 재선 의원도 마찬가지고. 돈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차기 후보자 명단 20명을 뽑아서 자네에게 줄테니, 그들을 지원하게. 한 사람당 25억원씩 주게. 그러면 5백억원이 나가지. 나머지 1천억원은 자네가 앞으로 사용할 정치 자금으로 생각하면 될 거야.』

『선배님 말씀은 제가 정치 자금으로 당에 5백억원을 내놓고 다시 후보자들에게 5백억원은 내놓아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그렇지. 자네에게 25억원씩 받은 동지들은 자네에게 빚을 진 셈이지. 그 빚은 어느 시기에 가면 결정적으로 갚을 날이 생기지. 자금을 지원한 후보자 가운데 탈락되는 사람도 있겠지. 당선자를 아마 50% 잡으면 좋을 거야.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선된 그들과는 계속 공조하게 되지. 계속 지원하면서 자네 사람으로 만들면 되네. 내놓을 생각이 없나?』

『아닙니다. 선배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그것이 불법이지 않습니까?』

『뭐가 불법인가?』

『정치자금법 같은 것 말입니다.』

『하하하, 어리석긴, 혹시 왜 돈을 주었느냐고 하면 빌려준 것이라고 하면 돼. 정치자금법이 어떻다고? 그건 신경쓸 것 없네. 그리고 그 돈은 선거에 임박해서 주지 말고 미리 주게, 우리가 점 찍어놓은 초선 후보자 일부는 수년 전부터 선거 운동을 하고 있지. 그들은 지금도 돈이 필요하네. 무슨 말인지 알겠나?』

나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막대한 돈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합법적인 일이 아닌 밀실거래라는 점이 더 힘 빠지게 했다. 나는 처음부터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덫에 걸려드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정치판에서는 적과 동지가 시시각각 바뀐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게. 지금의 동지는 영원한 동지가 아니며 지금의 적이 영원한 적은 아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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