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ERP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일정 연기

한국마사회(회장 윤영호)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전사적자원관리(ERP)기반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일정을 갑자기 연기해 그 이유에 대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9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자 선정을 위한 추진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불만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21일로 돼있던 제안서 마감일자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의 투명한 추진을 위해서 현재 진행중인 절차와 방법의 타당성 여부를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의 이번 프로젝트는 58개의 ERP 관련업체들이 전담팀을 구성하고 제안서 작업을 벌이는 등 수주확보를 위해 준비를 해온 터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마사회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컨설팅 전문회사에 ERP패키지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ERP 도입시의 표준화된 방법론」을 적용해 나름대로 투명하게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마감날자 연기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경과=마사회는 ERP 기반의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동안 아더앤더슨컨설팅코리아에 정보전략계획수립(ISP) 및 업무재설계(BPR)를 의뢰했다. 마사회의 기획조정실 정보화추진전담반은 이의 결과를 토대로 오라클과 SAP의 ERP패키지 기능과 한국마사회 업무를 비교분석해 SAP의 ERP솔루션을 도입제품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월말 SAP ERP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사업자 제안 요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문제제기=ERP업체들은 마사회가 SAP ERP솔루션으로 제한해 제안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마사회측은 일단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타당성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마사회 내부에선 『ERP업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히 솔루션 선정을 위해 100여개에 이르는 기준을 가지고 적합성 심사를 한 데다 민간기업만 하더라도 패키지를 선정한 이후 제안작업을 거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제안작업에서 ERP패키지를 선정하려면 검토작업이 오래 걸리는 데다 위험부담도 높다는 논리다.

◇업계 반응=마사회가 업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사전준비를 해 온 58개 업체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 업체의 이의제기로 공공기관인 한국마사회가 갑작스럽게 일정을 연기하는 것도 문제일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앞으로 프로젝트 수주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일부 업체의 이의제기로 연기된 만큼 외부 전문기관의 자문이 종료된 이후 자문방법과 절차, 내용,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돼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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