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전국 네트워크21>1회-출범 의미와 과제

전국의 인터넷 기업을 하나로 묶는 「전국 네트워크 21(iPRO-NET 21)」 사업이 지난 16일 부산·경남 지역 인터넷기업 결성식을 시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이금룡)가 주최하고 전자신문사와 정보통신부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서울·경기 지역에 편중된 인터넷 비즈니스 열기를 전국으로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협회는 이번 부산행사를 계기로 대구·경북(3월), 대전·충청(4월), 광주·전남(5월), 춘천·강원(6월), 전주·전북(7월), 인천·경기(8월) 등 단계적으로 인터넷기업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협회는 지역 지부와 공동으로 세미나와 콘퍼런스·투자설명회·전문전시회 등을 개최하고 지역 인터넷산업 활성화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어떻게 진행됐나 이번 행사는 서울 지역에서 이금룡 옥션 사장, 박창기 팍스넷 사장, 전성영 지오이네트 사장, 김춘상 인터넷MBC 사장, 지종인 3W 사장 등 120여개 회사 대표가 참석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이번 협회와 지부 협정을 체결한 부산 인터넷기업협회 35개, 사업제휴를 맺은 부산 벤처클럽 48개, 울산 지역 4개 회사 등 108개 기업 대표가 참석해 이번 행사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서울 지역 인터넷기업 대표 120명은 「닷 트레인」이라는 이름의 열차를 타고 16일 오전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까지 함께 이동하면서 자연스러운 미팅과 토론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 본회장인 부산시청에서는 안상영 부산 시장,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 황중연 부산체신청장, 강헌찬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소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부산과 경남 지역 인터넷기업협회 지부 제휴식, 특별 강연, 업종별 토론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김종인 박사(전 청와대 경제수석), 배경율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이 초청 연사로 나왔으며 특강 후에는 부산시청에서 마련한 만찬과 함께 참가 기업들이 업종별로 4개 트랙으로 나눠 토론과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17일에는 부산 해운대 메리어트호텔에서 부산 지역의 대표적 벤처기업인 토털소프트뱅크 최장림 사장의 강연과 함께 조찬 간담회를 끝으로 전체 일정을 마무리했다. 협회는 이번 부산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8월까지 전국에 8개 지부를 결성하고 지역별 대표 단체와 제휴해 전국 인터넷기업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금룡 회장은 『인터넷기업 전국 네트워크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300개 회원사에서 1000개 이상의 인터넷기업이 네트워크를 갖춰 기업간 교류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이번 부산 행사는 서울과 지방 인터넷기업의 교류를 위한 첫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네트워크가 중요한 성장 요인인 인터넷기업의 특성상 서울과 지방기업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 지역 인터넷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술이나 인력·정보 교류를 통해 서로 부족한 분야를 보완,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지방소재 기업은 지방자치 단체별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을 받거나 대학별 창업보육센터를 중심으로 창업과 경영 지원을 받아 왔다. 하지만 독특하고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핸디캡 때문에 각종 정보와 자금·인프라·시장과 마케팅면에서 소외 당하거나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부산 지역의 경우 최근 벤처 열기와 맞물려 500여개의 인터넷벤처기업이 창업했지만 이 중에서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은 1개에 불과하다. 협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열악한 지방 인터넷기업의 인프라와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사업취지를 밝히고 있다. 또 전국 144개 지역을 초고속 통신망으로 엮는 정보화 고속도로를 완성한 시점과 맞물려 서울과 지방의 인터넷기업이 제휴의 길을 열어 인터넷기업 재도약과 균형적인 인터넷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떤 과제가 남았나 이번 행사가 지방 인터넷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전체 인터넷 산업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사업 내용을 알차게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단순한 정보교류와 네트워크 구축보다는 기업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기술이나 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 공동 프로젝트나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끌어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개발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에 결성되는 지역 지부가 명실공히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인터넷 단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미 각 지역에는 인터넷이나 벤처 관련단체가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다. 이들 단체와 지역 인터넷 지부가 어떻게 역할을 구분하고 자기 위치를 정하느냐가 이번 사업 성패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협회 지역 지부와 이들 단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자칫 또하나의 단체를 만들어 지역 인터넷기업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결국 「인터넷 기업 전국 네트워크 21」 사업이 전시적인 행사에 그치느냐, 아니면 인터넷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느냐는 협회와 지역 지부가 얼마나 내실 있는 사업을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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