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특수사업단, 어디로 가나

현대그룹 대북사업 중 통신부문의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현대전자 특수사업단의 운명이 바람 앞 등잔불이다. 현대전자의 계열분리 및 사업구조조정으로 출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수사업단이 해체라도 된다면 이는 곧 대북사업의 포기로 받아들여질 개연성이 크다. 특수사업단은 현대아산이 야심적으로 추진해온 개성 서해안공단사업의 전위대(통신망 포설)였기 때문이다. 특히 특수사업단은 평양에 처음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망을 포설하고 국산단말기를 공급하는 일을 추진하면서 현대전자 통신사업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현대전자 한 관계자는 『특수사업단이 대북사업뿐만 아니라 통신사업 미래지표를 설정하는 등의 중요역할을 맡으며 출범했지만 지난 8개월여간 사업환경이 급변하면서 한 일이 없고 설 자리도 없는 조직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박항구 현대전자 특수사업단장도 위성통신사업부를 분리시킨 스페이스브로드밴드의 대표이사로 옮겨간다.

그는 『당분간 스페이스브로드밴드 대표이사와 특수사업단장을 겸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일의 경중이 스페이스브로드밴드 쪽으로 기운 상태다. 박항구 스페이스브로드밴드 신임대표는 현재 위성통신회선임대사업을 위한 정보통신부 허가 취득 및 현대전자로부터 관련사업권 양수도계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분주하다.

박 대표는 특수사업단의 미래에 대해 『현대아산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중』이라고 말해 곧 변화가 있을 것으로 시사했다.

현대전자의 또다른 관계자는 『특수사업단이 대북사업 통신분야에 대한 자문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도 있겠지만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자체도 불투명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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