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니터업계가 외국의 특허침해 제소로 비상이 걸렸다.
16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니터제품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영국 굴지의 컴퓨터업체인 엘로넥스와 미국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LG전자·대우전자·KDS 등 한국의 주요 모니터업체를 비롯해 세계 주요 컴퓨터업체를 대상으로 모니터기술 특허침해 혐의로 미 법원에 제소해 관련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엘로넥스는 최근 미 엘로넥스IP홀딩스·EIP라이선싱BV 등과 함께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LG전자·KDS·대우전자 등 국내 모니터업체는 물론 컴팩컴퓨터·애플컴퓨터·게이트웨이·NEC·에이서·PAXAN·타이완비디오·프로뷰·PIXI테크놀로지·AMPRAN테크놀로지 등 한국·미국·일본·대만 등의 주요 메이저 PC 및 모니터업체들이 자사가 보유한 모니터기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로써 국내 주요 모니터업체들은 전례없는 대규모 피소 당사자로서 분쟁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특히 엘로넥스가 우리나라 업체들은 물론 그동안 우리나라 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현지에 판매해 온 애플컴퓨터·게이트웨이 등에 이르기까지 생산자와 공급자를 모두 제소해 향후 처리결과에 따라 주요 고객사를 대신해 특허료를 지불해야 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모니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엘로넥스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마무리지어 이번 소송에서 제외됐다.
엘로넥스는 소장을 통해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절전모드로 바뀌는 절전관련 기술이 자사 특허이며 한국·대만·일본·미국 등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이와 관련한 3건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업체들은 갖가지 대응전략을 강구하고 있으나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HP·히타치·노키아·필립스 등 세계 굴지의 컴퓨터업체들이 모니터 절전모드 관련기술에 대한 엘로넥스의 특허를 인정하고 별도로 라이선스를 맺었다는 점에서 법적 대응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우전자를 비롯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OEM 거래처인 컴팩컴퓨터·게이트웨이·NEC·애플컴퓨터 등 고객사마저 이번 소송에 휘말려 있어 패소할 경우 이들 업체를 대신한 로열티 지불은 물론 향후 추가 수출물량 확보를 보장할 수 없어 현명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미국 법원이 엘로넥스의 승소 판결을 내릴 경우 자신의 로열티와 함께 OEM 거래처의 로열티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국내 모니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소송사건과 관련해 공동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긴 하지만 일부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엘로넥스의 기술을 인정한 상태여서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엘로넥스는 이에 앞서 대우전자·애플컴퓨터 등 국내외 주요 컴퓨터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로열티 지불을 요구해 왔으며, 최근 미국 비디오표준협회(VESA : 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es)에서 모니터와 관련된 새로운 전력관리에 대한 사양을 발표함에 따라 정식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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