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티켓3장 누가 잡을까>5회-컨소시엄 세불리기

홈쇼핑 컨소시엄들이 심사에서 유리한 점수를 따내기 위해 외형적인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이러한 합종연횡을 통한 세불리기가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홈쇼핑 컨소시엄들이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심사항목 중 △방송의 공적 책임 준수 및 공익실현 △방송 및 관련산업 발전 기여 가능성 등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홈쇼핑 채널이 기존 프로그램공급업자(PP)와는 다소 차별화된 유통과 방송을 결합한 「T커머스」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단순히 유통·물류 업체들만으로 구성된 컨소시엄보다는 방송관련 업체와 공익성을 띤 단체들을 끌어안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각 컨소시엄들은 재정적 능력이 갖춰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또는 유통업체를 대주주로 영입하는 동시에 케이블TV방송국(SO)·PP·벤처기업·지방자치단체 등을 공격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컨소시엄들이 너나 할것 없이 구색 맞추기 용으로 분야별 주주를 영입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대기업 컨소시엄부터 전문분야 컨소시엄까지 유사한 형태를 띠다보니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시키기 어려워졌다. 사업권 획득 이후에도 지나치게 다수 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경영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사공이 많은 이권사업이 안정적인 경영을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백화점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들은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체가 30% 이상의 지분을 가져가면서 방송업체·벤처 및 중소기업 등을 10% 안팎에서 참여시키고 있다.

특히 대기업 컨소시엄은 기존 LG홈쇼핑과 CJ39쇼핑이 대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기업의 이미지를 되도록 숨기면서 공익성을 띤 파트너를 전면에 부각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하나로쇼핑넷에 29% 지분을 참여하기로 했으나 향후 참여지분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농협유통에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재정적인 능력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기업 및 전문 홈쇼핑 컨소시엄들은 참여 주주사의 규모 늘리기에 특히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의 특징은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대주주없이 중소기업·방송관련업체·유통업체·벤처기업군 등이 각각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업체만도 적게는 100여개에서 많게는 600개에 육박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또 향후에도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업체는 언제든지 추가로 받아들인다는 곳도 여럿이다.

중소기업 컨소시엄들은 이처럼 참여 가능한 한도 내에서 많은 업체를 참여시키는 것이 특정 업체에 이익을 집중시키지 않고 다수 중소기업에 이익을 분배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업체를 참여시키는 것이 안정적인 경영을 방해하고 오히려 중소기업의 활로 개척에 큰 도움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컨소시엄이 경쟁적으로 숫자 확대에 나서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컨소시엄간 힘모으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한쇼핑TV와 쇼핑채널이 합병한 사례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비춰진다.

이번 세결집은 양 컨소시엄이 보유한 인포머셜 홈쇼핑 업체의 유통망을 한 곳으로 모음으로써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합병을 고려하지 않는 컨소시엄의 경우 타 컨소시엄과는 차별화된 장점을 구비해야 한다.

특히 SO전송망 확보, 지방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워 다수 관련업체를 형식적으로 틀에 끼워맞춘 듯한 컨소시엄 구성을 지양하고 내실있는 사업계획을 짜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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