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TV의 뒤를 이은 「바보상자 2세」라는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최근 20∼30대의 젊은층에서 자주 발병하고 있는 기억력 장애의 주범을 컴퓨터 기술에 의존하는 생활습관 때문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일부에서는 컴퓨터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청소년층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좋은 교육도구가 되고 있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최근 기억력 장애를 호소하는 젊은층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름이나 약속 등을 잊어버리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심각한 경우 이로 인해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전자기기, 자동운항 시스템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 습관이 두뇌의 문제해결 능력을 둔화시킨다는 것. 컴퓨터에 입력해 놓고 나서 딱 잊어버리는 습관은 두뇌의 기억기능을 현저히 퇴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최근 일본 홋카이도 의대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20∼35세 1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피험자 10명 가운데 2명 이상이 심각한 기억력 장애를 갖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사와구치 교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점점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며 『기억력 장애와 정보의 가치 판단에서 심각한 장애를 나타내고 있다』며 젊은층의 기억력 장애에 대한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조사에 참가한 한 전직 세일즈맨은 『어느날 갑자기 내가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떠오르지 않게 되었다』며 이런 증상으로 인해 얼마 후 직장에서 해고되었다고 털어놓았다.
도쿄에서 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주키야마 박사는 『최근 2년 동안 20∼30대 젊은이들이 기억력 장애로 의원을 찾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노화로 인한 기억력 장애가 뇌의 하드웨어적인 퇴화현상이라면 젊은층의 기억력 장애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로 정보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두뇌의 기억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생활습관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정보기술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심포지엄에서 노스엄브리아 대학의 팜 브릭스 교수도 『인터넷과 컴퓨터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컴퓨터를 또 하나의 두뇌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느날 컴퓨터 스케줄러가 당장 못쓰게 되면 꼼짝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MIT 사회심리학 교수인 셰리 터클은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은 온라인 세계가 없다면 외톨이가 된다는 점을 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며 『온라인 공동체는 청소년들이 자아를 탐구하고 부담 없이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르노나 인종차별과 같이 일견 해로워 보이는 콘텐츠들도 이를 토론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다』며 『학교가 자아실현과 다양한 실험의 공간이었던 지난 세대와는 달리 직업교육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보충하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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