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들이 올해 모토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앞세우고 위기 탈출 의욕을 불태우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 창출, 콘텐츠 개발 없이는 경영악화를 넘어 「제2의 무선호출사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게 일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어미디어·인텍크텔레콤 등 2개 사업자는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전방위 시장 점령에 밀려 가입자수는 물론 수익률·사업성·이용빈도 등 모든 면에서 기아선상을 달리고 있다. 한세텔레콤을 인수한 오피콤이 서비스를 추진 중이지만 역전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기보다 향후 사업성을 저울질하며 시장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쪽의 해석이 지배적이다.
◇왜 어렵나 ● 인텍크텔레콤이 지난해 말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시작했고 에어미디어가 조만간 닻을 올릴 예정이지만 약발이 듣질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무선인터넷의 위력을 맘껏 시장에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무선데이터사업자의 창과 방패는 너무나 무력하다.
에어미디어는 7만여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무선데이터서비스의 효용성을 인정한 사용자 규모라는 측면보다 증권 시장의 고저에 따라 높낮이를 달리하는 주식 인구의 성격이 짙다. 무선인터넷이라는 방향은 서 있지만 그것까지 따라올 충실한 가입자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인텍크텔레콤은 무선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표방한 마이세스서비스에 메신저 기능을 중심으로 일부 게임·오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또한 이동전화에 비해 선택폭이 좁고 내용도 빈약하다. 진행하던 사업에 신규서비스를 추가하는 개념이 아니라 완전한 제로 상태의 가입자 기반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점이 더욱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탈출구 없나 ● 무선인터넷이라는 같은 이름에서도 이용 목적과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에 따라 이동전화사업자와 시장을 분명히 구분해 설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선데이터사업자의 틈새전략이 특히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이동전화의 무선인터넷서비스가 거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 성격인 데 반해 무선데이터사업자의 무선인터넷은 타깃과 지향점을 달리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넓은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의 성격과 이용법을 다양화하는 것도 요구된다. 이동전화가 비교적 불편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는 문자·데이터 전송 기능을 무선데이터 단말기에 최적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게임 콘텐츠를 훨씬 넓은 화면에서 구현하는 것도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가입자수가 불과 10만명 선만 돼도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서비스의 경제성도 시장에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동전화와의 정면대응보다는 규모의 경제에 맞춘 시장수요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은 ● 올해 안에 가입자수를 사업안정권까지 끌어올리느냐의 문제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동력을 확보하고 무선인터넷사업을 지속적으로 밀고 갈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첫번째 숙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무선데이터서비스가 첫눈에 들어오는 획기적 서비스가 아닌 만큼 급격한 가입자 증가는 어렵다고 보고 무선데이터 망을 활용해 진행할 수 있는 유관사업 또는 별도사업을 병행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동전화가 비교적 높은 통신요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저가 패킷서비스의 장점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특화된 통신서비스의 이용을 활성화는 데 마케팅 초점을 맞춘다면 아주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동전화가 업무용으로는 상대적인 취약성이 있는 만큼 기업 공급, 업무용 활용을 늘리는 것이 가입자 증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2의 무선호출사업자 처지를 면하기 위한 무선데이터사업자의 험난한 행군이 시작됐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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