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經癒着<35>
『그건 그렇지 않지. 남쪽이 유권자 수가 많아서 남쪽 출신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거야. 이젠 이데올로기는 별로 힘을 못쓰지. 그것은 세계적인 추세야. 앞으로 십년 후면 중국의 경제가 현재의 한국 GNP를 따라잡는다고 하네. 이십년 후면 미국의 경제를 따라잡고. 세계인구 4분의 1을 가진 나라가 1만달러 이상의 소득국가가 된다면 엄청난 소비국이 될 걸세. 미국 경제를 따라잡는다면 3만에서 5만달러가 되는데,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지지. 한반도는 중국과 인접해 있네. 달리 말해서 우리는 굉장한 소비 시장과 인접해 있다는 뜻이야. 미국은 태평양을 건너와야 하고, 일본 역시 바다를 건너와야 하네. 그러나 우리는 바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 우리라기보다 북한이 말일세. 나는 전에 평양 공항에서 김정일을 만나 차를 타고 가면서 제일 먼저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네.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야 같이 사는 길이라고. 그 거대한 소비시장을 활용하려면,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했지. 북한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어도 내다 팔 물건이 없지. 그러니 우리가 그 일을 해야 하는데, 계속 중간을 가로막고 있으면 우리 역시 일본이나 마찬가지로 바다를 건너가야 한단 말이야. 이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지. 이젠 남북 철도가 놓여서 완화되기는 했지만. 중국뿐만이 아니야. 유럽 시장에도 배를 타고 가서 물건을 팔아야 하지만, 철도가 뚫린 지금은 유럽까지 육로 수송이 가능해졌어. 운송 시간도 단축하고, 연료도 단축하고.』
그는 갑자기 국제 경제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내 말이 다른 데로 샜는데, 아까 무슨 말을 했지?』
『통일공화국 대통령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 그랬지. 내가 말하려는 요점은 우리가 통일이 되어 대통령을 뽑는데, 남쪽 유권자가 많으니까 유리할 것인가 하고 물었지. 이젠 4개의 지역으로 분산이 될지 모르겠어. 이를테면 호남권과 경상권 그리고 충청권, 거기다가 통일이 되면 북한권이 생기지. 북한에도 함경도와 평안도가 지역적인 갈등이 있다고 하지만, 반세기가 지나면서 소진되어 별로 심각하지 않지. 한번 생각해 보게. 4곳이 지역 갈등을 초래한다면 어디 유권자가 가장 많겠나?』
『그런 등식이라면 북한이 가장 많겠군요.』
『바로 그거야. 통일이 되어 대선을 치르면 북한 출신이 당선될 확률이 있다고 보는 사람이 있어. 이 말은 아직도 지역 이기주의에 파묻혀 있는 우리 정치인들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지만.』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3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4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
10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