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가 가정내 전자제품을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상호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면 퍼스널네트워크는 초소형 저장매체를 이용해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스틸카메라·프린터·노트북PC 등 개인용 디지털기기들 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한 것이다.
이를테면 디지털스틸카메라를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사진을 저장한 메모리카드를 PC에 옮기는 것만으로 PC 모니터를 통해 보거나 편집을 할 수 있고 또 이를 프린터에 꼽아 곧바로 인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제품을 오프라인상에서 연결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최근 들어 삼성전자나 소니·파나소닉 등이 메모리카드 호환제품들을 속속 상품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홈네트워크와 더불어 우리의 생활상을 크게 바꿔주는 디지털화의 핵심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퍼스널네트워크는 예전에 플로피디스크를 통해 PC에 내장된 데이터를 복사해 다른 PC로 옮기던 것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플로피디스크를 이용한 정보이동이 PC에 한정돼 있었다면 퍼스널네트워크는 동일한 저장매체를 사용하는 제품은 모두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 또 저장매체의 크기가 워낙 작아 휴대가 간편하고 저장용량도 현재 수십 MB에서 수백 MB에 이를 정도로 점점 커지고 있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음악이나 동영상을 별도의 네트워크를 통한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메모리카드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게 MP3플레이어나 동영상플레이어 및 휴대형 DVD플레이어 등을 통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퍼스널네트워크화된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는 앞으로 국내외 업체들에 기존 제품을 대체할 첨단 고부가가치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기업들이 그동안 자사의 메모리카드 규격을 세계표준으로 키우기 위해 산발적으로 출시해온 관련제품을 퍼스널네트워크라는 개념으로 연결,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제품군을 형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소니 등 퍼스널네트워크 시대를 앞에서 이끌고 있는 업체들은 단순히 관련 제품만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를 홈네트워크와 함께 미래 생활상을 주도할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3∼4년 뒤에는 이같은 퍼스널네트워크 제품이 대중화될 것으로 보고 디지털비디오사업부 내에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스틸카메라를 중심으로 스마트미디어카드 호환제품을 전담할 별도의 PN(Personal Network)사업팀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이 사업팀을 중심으로 관련사업부를 연계토록 해 프린터·노트북PC 등을 스마트미디어카드 호환제품으로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디지털캠코더·이지웹·모듈라TV·세트톱박스 등 다수의 제품을 퍼스널네트워크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으로 있는 등 관련제품군을 대폭 확대, 개인용 멀티미디어기기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문화를 선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소니와 파나소닉도 삼성전자와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니의 경우는 메모리스틱을 저장매체로 사용하고 파나소닉도 도시바와 샌디스크와 협력, 이들 양사가 생산하는 SD카드를 저장매체로 사용해 다양한 종류의 퍼스널네트워크 제품을 속속 상품화하고 있는 것.
하지만 소니의 경우는 이같은 개념을 바탕으로 그동안 고수해온 「소니다운 제품을 위해 독자성을 유지한다」는 전략을 「연결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연결한다」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니는 이같은 발상전환을 토대로 메모리스틱을 매개로 노트북PC와 디지털카메라에서 디지털캠코더와 워크맨 등을 연결하는 등 네트워크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미국 데이터플레이사가 디지털음악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데이터플레이 디스크도 장당 500MB에 달하는 대용량을 무기로 퍼스널네트워크 실현을 위한 휴대형 디지털기기용 차세대 저장매체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데이터플레이는 삼성전자와 도시바를 통해 구동드라이브를 생산, 세계 각국에 공급함으로써 이를 내장한 다양한 형태의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를 상품화하도록 해 데이터플레이 수요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기업들이 메모리카드와 초소형 디스크 등을 이용한 「퍼스널네트워크」 제품 다양화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이들 저장매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자사 제품에 채택하는 주변업체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선이나 무선상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지 않고도 첨단 저장매체를 통해 개인용 멀티미디어기기 간에 간편하게 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는 퍼스널멀티미디어 환경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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