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시장에서 MP3플레이어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으로는 MD플레이어를 꼽을 수 있다.
MD플레이어는 음질이 MP3 음악보다 좋은데다 저장매체인 MD의 가격도 장당 2달러에도 못미칠 정도로 저렴하고 저장용량도 140MB에 달하는 등 MP3플레이어가 갖추지 못한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MP3플레이어는 저장매체로 사용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다소 낮아지기는 했으나 아직도 MB당 0.8달러 수준에 달해 제조원가 부담이 크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또 MD플레이어 업체들은 지난 십수년 동안 세계 휴대형 오디오 시장을 휩쓸어온 일본의 대형 가전업체들인 반면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 벤처기업이라 제품 외적인 경쟁력에서는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제품에 한정되기는 했지만 대당 400달러에 육박했던 MD플레이어 가격이 200달러선으로 떨어진데다 업체들이 MD플레이어에서도 인터넷 음악을 바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MP3플레이어 업체들이 잔뜩 긴장해야만 했다.
그동안에는 MD플레이어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싼데다 음악 콘텐츠를 구하기가 힘들어 사용이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함에 따라 조만간 MP3플레이어에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기기 맹주자리를 넘겨줄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알려진대로 MD플레이어가 개선될 경우에는 오히려 MP3플레이어가 오히려 MD플레이어에 밀려날 것이 뻔하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결국 기우에 불과한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MD플레이어로 MP3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코딩」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PC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녹음해야만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광출력을 지원하는 사운드카드와 별도의 광케이블이 필요해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불편하다.
반면 MP3플레이어는 PC에 저장된 MP3음악을 마치 다른 저장매체로 이동시키듯 쉽게 옮길 수 있는데다 인터넷이나 PC통신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등 콘텐츠가 풍부해 꾸준한 수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MP3플레이어는 반도체를 저장매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소형화할 수 있는 반면 MD플레이어는 디스크의 크기 때문에 소형화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도 MP3플레이어가 유리한 점이다.
더구나 최근들어서는 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계속 하락해 연말께면 MB당 0.5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으며 저장용량도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또 MD와 비슷한 크기의 클릭디스크를 저장매체로 사용한 MP3플레이어도 등장했으며 오는 10월께는 25센트 동전만한 크기에 저장용량이 MD보다 3.5배나 큰 「데이터플레이」를 활용한 제품도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MP3플레이어용 저장매체도 점점 저렴해지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MP3플레이어의 기능도 나날이 발전,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PC 없이도 CD나 라디오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MP3 음악으로 변환, 녹음해주는 MP3인코더플레이어도 속속 출시되고 있어 MP3플레이어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저작권 문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구나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MP3인코더칩도 DnC와 윤텔 등 국내 업체들이 개발했으며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 전문업체인 텔레칩스가 MP3플레이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하는 등 기반기술도 확보하고 있어 MP3플레이어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이 MP3플레이어의 종주국이라면 MD플레이어는 세계 휴대형 오디오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이 종주국이라 양국간의 자존심을 건 주도권 다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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