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은 새천년 인류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10개 기술중 하나로 꼽힌다. 당장 생활저변에 미칠 파급력은 물론, 산업·경제환경에도 그 영향력은 현재로선 예측 불가다. 사람을 직접 응대해야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던 다양한 업무절차가 지능형 음성인식시스템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음성포털을 필두로 원격진료·전자우편·전자상거래·영상회의·원격교육·인터넷폰 등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가 확산되면서, 음성인식은 미래기술의 총아로 점차 상용화에 속도가 실리고 있다.
◇의미=이번 현대증권 보이스톡서비스는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거론됐던 한국어 대화체를 실제 전자상거래(EC) 서비스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소위 자연어처리의 상용화 가능성이 처음 검증된 셈이다. 국어의 경우 조사·어순·문법 등 독특한 언어적 특성때문에 지금까지는 문어체, 그것도 단어 단위의 인식에 머물러왔던 게 사실이다.
보이스톡서비스를 위해 현대증권과 메텔·스피치웍스 연구팀은 증권사 직원과 고객들간에 주로 오가는 대화를 집중 분석, 모델링기법으로 자연어처리 기능을 구현해 냈다. 특히 연속숫자 음성인식과 끼어들기 기능은 지금까지 꾸준히 지적돼 온 기술적 한계였다. 메텔 이성권 박사는 『풍부한 어휘인식, 세밀한 음성구분 등 인식기 성능향상과 고객 인터페이스 편리성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음성인식서비스의 고객만족도 지수인 TCR를 95% 이상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시장추세=그동안 해외 각국의 기술개발은 주로 연구소·대학 등 비영리기관이 주도적으로 끌어 왔던 추세였다. 최근 음성인식 기반기술이 분야별로 속속 상용화되면서, 세계적인 기술저변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카네기멜론대의 「오즈프로젝트」, 스탠퍼드대의 「아르키메데스프로젝트」, MIT미디어랩의 「생각하는 사물」 등 굵직굵직한 연구사업이 추진돼 왔다. 최근에는 사이버증권사인 E트레이드의 주문체결시스템, 유나이티드항공의 예약시스템, 시티은행의 조회안내시스템, 암트랙의 철도예약시스템 등에 각각 응용되면서 실제 구현사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일본·유럽 등지에서도 각각 국가 프로젝트로 음성인식 연구가 활발히 전개돼 최근 자동판매기·관광안내시스템·뉴스방송 등에 점차 상용화되는 추세다.
지금까지 연구기반은 다소 취약했던 국내에서도 최근 낙관적인 시장전망을 등에 업고 상업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L&H의 도산여파가 채 식기도 전에, 보이스텍·보이스웨어·데엔엠테크놀로지·엑트벨리·에스엘투 등 신생 벤처기업들이 줄지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으며, 해외업체들의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망 =인식·합성·화자인증·받아적기 등 음성인식 관련 요소기술들이 실용화될 경우 향후 시장전망은 「폭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양적인 시장규모를 볼 때 음성인식 응용분야에서만 오는 2003년경이면 38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지난해 15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20배 이상 신장한 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통역·음성인식 웹브라우저·자동예약시스템, 음성인식 홈네트워킹 등 무궁무진한 응용분야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음성인식기술이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활용됨으로써 나타나는 효과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미 시장성을 검증받고 있는 음성포털의 경우 종전 유무선포털에 이은 대중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서강대 정민화 교수는 『음성포털은 유무선 인터넷의 각종 콘텐츠 정보를 포괄하면서 이용기반을 크게 확충할 것』이라며 『음성인식의 응용분야는 사실상 제한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제=하지만 현재로선 기술적 제약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어의 경우 여전히 자연어 처리에 한계가 있는데다 어휘수·음성인식도 측면에서 인식기 성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문장-음성변환(TTS) 합성기술 및 인식기 성능 향상과 함께 각종 비즈니스모델에 걸맞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향후 과제를 지적하고 있다.
또한 지금의 음성인식은 VoIP 기반에서는 힘들고 순수 음성통신 기반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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