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너리그 포털 업체들, 「흔들흔들」

미국 인터넷 포털 업계가 AOL, 야후, MSN의 3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이들과의 무리한 경쟁에서 밀려난 익사이트앳홈과 고닷컴, 테라라이코스 등 「마이너리그」 웹사이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1일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최근 닷컴 거품이 걷히면서 더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어려워진 데다가 광고도 선두그룹 업체들에 집중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마이너리그 웹사이트들이 활로를 찾지 못하고 흔들거리고 있다.

특히 익사이트앳홈(http://www.excite.com)은 최근 2년 동안 잇달아 인수했던 익사이트와 블루마운틴 아트 사이트의 자산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무려 46억달러를 부실자산으로 처리해(write-off)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또 미국 대표적인 연예·오락 그룹인 월트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는 고닷컴(http://www.go.com)도 최근 늘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마침내 30일 회사 매각을 발표했다. 이 회사도 앞으로 사업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2500만달러의 직원 퇴직금을 포함해 총 9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스페인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인 테라네트웍스(http://www.terra.com)가 지난해 5월 세계 4대 포털 사이트 중 하나인 라이코스(http://www.lycos.com)를 인수해 큰 관심을 끌었던 테라라이코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테라는 처음 회사를 인수할 때 약속했던 인수가격(125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60억달러를 탕감 받았다.

이처럼 마이너리그 포털 업체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은 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닷컴 업계의 거품이 걷히면서 포털 업체들의 가치도 절반에서 다시 절반으로 자유낙하해 더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광고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최근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마이너리그 웹사이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대표적인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최근 인터넷광고협회(http://www.iab.net)와 공동으로 3000여 개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해 광고 수입을 조사한 결과 AOL과 야후, MSN 등 3대 포털 업체들의 광고 수입은 총 31억달러로 미국 인터넷 광고시장(7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5%에 달했다.

그러나 익사이트앳홈과 고닷컴, 테라라이코스 등 흔히 「마이너리그」로 분류되는 3개 포털 업체들은 같은 기간 동안 약 3억5000만달러의 광고를 유치, 전체의 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마이너리그 포털 업체들의 광고 수주는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며 그 비중이 오는 2004년 1%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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