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에릭슨, 한국 단말업체의 기회인가.

세계 3위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인 에릭슨(http://www.ericsson.se)이 단말기 자가생산을 중단하고 외부에서 조달(아웃소싱)하겠다고 전격 선언, 국내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4월까지 브라질·말레이시아·스웨덴·영국·미국에서 운영해온 기존 단말기 생산설비와 직원 4200명을 미국의 플렉스트로닉스(http://www.flextronics.com)사에 모두 이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본지 1월 27일자 1면 참조

에릭슨측은 『단말기 강자에서 이동통신 토털솔루션 업체로 거듭나되 2, 3세대 단말기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에만 약 4330만대를 판매해 이동전화단말기 세계시장 점유율 10%대(3위)를 기록한 에릭슨으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혹은 자체개발주문생산(ODM) 계약 수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에릭슨은 지난해부터 2세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단말기를 개발하고 미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CDMA단말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이 주문을 수주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이동전화단말기 제조기지 =우리나라의 이동전화단말기 제조능력은 세계 최강 노키아(http://www.nokia.com)와 2위 업체 모토로라(http://www.motorola.com)가 제품 개발에서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일괄적으로 의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할 정도로 인정받는 상태다. 지난 84년 경남 마산에 설립된 이동전화단말기 수출업체인 노키아TMC는 생산액이 28억7500만달러(2000년)에 달해 매출기준 30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산 단말기 생산총액이 10조5656억원, 수출액 45억4000만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따라서 에릭슨의 단말기 아웃소싱 전략에 한국이 주요 대상국가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릭슨이 저가형 단말기를 대만의 아리마(Arima)사에서 외주생산하고 있는 것도 한국 업체와의 생산제휴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사례다.

에릭슨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아직 한국에서 단말기를 아웃소싱할 계획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한국의 3세대 이동통신시장에 포괄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항상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빅3와의 생산제휴는 고속성장 보증수표 =매출 300억원 미만의 통신장비업체였던 텔슨전자·팬택·어필텔레콤은 지난 98년 모토로라와 이동전화단말기 OEM계약을 체결한 이래로 3년여만에 매출 3000억원 안팎의 회사로 동반성장했다.

팬택은 모토로라와 연간 6억달러 규모의 ODM업체로서, 텔슨전자도 모토로라 OEM에서 노키아 ODM 업체로 옷을 갈아입고 다시금 도약할 태세다. 이어 에릭슨이 한국 업체와의 생산제휴를 선택하게 되면 바야흐로 이동전화단말기 빅3의 한국화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되 단순용역을 배격하고 연구개발에 힘써 국산 단말기 세계 진출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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