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 전화 유료화

그동안 무료로 운영되던 인터넷전화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된다는 보도다.

우리는 지난해 한 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국제전화를 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두 번 놀라야 했다. 인터넷으로 국제전화까지 할 수 있다는 데서 한 번 놀랐고, 상당히 비싼 국제전화를 공짜로 할 수 있다는 데서 또다시 놀랐다.

이번 인터넷 유료전화도 실상은 그 못지 않게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유료화를 추진하는 업체가 많고 또 그 내용도 다양하다. 그것은 인터넷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특히 초고속망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 이젠 인터넷이 데이터뿐 아니라 음성까지도 유료로 처리하는 급격한 정보통신 환경 변화에 직면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도 지난해 인터넷전화서비스업체가 그것을 무료로 운영한 데는 회원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는 목적 외에도 그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다. 인터넷전화가 통화품질이 뒤지고 불편하기 때문에 유료로 하기에는 시기상조였던 것이다. 일반전화가 회선교환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품질이 좋은 반면 인터넷전화는 패킷교환 방식으로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또 인터넷전화 사용자들이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불편이었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전화서비스에는 그런 불편이 상당히 해소돼 유료로 전환함으로써 어엿한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업체들은 이미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전화는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통신 솔루션이나 동영상 전화 등 새로운 상품을 유료화함으로써 사실상 「인터넷전화는 유료」라는 대세는 이젠 거의 굳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인터넷전화 유료화는 서비스제공업체들와 그동안 국제·시외전화서비스를 거의 제공해온 기간사업자간 경쟁이 불가피해 산업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터넷의 활성화에 따라 거대한 통신사업자들의 흡수·합병이 잇따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터넷전화 유료화는 정보통신업계에 또 한 차례 환경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화는 유료라 하더라도 일반전화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젠 유료 인터넷전화의 등장은 단순한 흥미나 호기심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산업적 측면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유료화에 따라 일반전화사업자가 갖는 의무감 못지 않게 인터넷전화사업자도 책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서비스사업자는 앞으로 완전 유료화에 대비해서라도 인터넷전화의 불편함을 더욱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즉 인터넷전화의 인프라인 망과 단말기·소프트웨어를 적절히 연계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수요도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

합리적인 이용요금과 과금방법 마련, 안정적인 통화 보장 등도 인터넷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의 과제다.

특히 정부는 인터넷전화가 망 여유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니 만큼 그것이 폭주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망 용량부족 사태에 대해서도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둬야 하겠다. 망 용량부족이 인터넷전화는 물론이고 인터넷 자체에 장애를 가져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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