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시스 정보통신 신정환 사장, 로봇앤드디자인 김진오고문
『이젠 우리나라 로봇업계에도 빌 게이츠같은 스타가 나와야 할 시기입니다.』 『선배님이 먼저 떠야 후배들이 따라가죠.』
한국 로봇업계의 신구세대를 대변할 만한 두 사람이 모처럼 자리를 마주했다.
광운대 김진오 교수(43)와 제너시스정보통신의 신정환 사장(31)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 교수는 지난 90년대 삼성전자의 로봇사업그룹장을 맡으며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을 리드해 온 실력파.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한 그는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보기드문 커리어를 인정받아 현재 광운대 제어계측과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로봇앤드디자인사의 생명공학연구용 바이오로봇 개발프로젝트도 수행중이다.
신정환 사장은 국내 대기업도 시도하지 못한 인공지능 로봇강아지를 자체기술로 개발해 한창 주가를 올리는 신세대 로봇엔지니어. 신 사장이 만든 로봇강아지 「젠토」는 정교한 20관절을 내장해 실제 강아지와 유사한 행동을 하며 주인 목소리를 알아듣고 방범기능까지 수행해 전문가들로부터 일본 소니사의 애완로봇 「아이보」와 비교해도 대등한 기술수준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강아지로봇을 살펴보며 기술적인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참 잘 만든 로봇입니다. 로봇개발에 대한 접근방식에서 요즘 젊은 신세대의 감각이 탁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겠습니다.』(김진오 교수)
『그냥 로봇강아지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기술자로서 일제 로봇과 경쟁심이 들어 새로운 기술개념을 수시로 적용했습니다.』(신정환 사장)
『대기업과 벤처의 차이점이 그런 데 있지요. 대기업에서는 작은 부품 하나도 엔지니어 마음대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점에서 신 사장이 부럽습니다.』(김진오 교수)
한참동안 로봇설계와 모터제어방법 등 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공력」을 확인한 두 사람은 국내 로봇산업의 발전방향으로 주제를 바꿨다.
김 교수는 로봇은 21세기 국가기간산업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젠 우리나라 로봇업체들도 해외시장을 내다보고 제품개발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지난 90년대 우리나라 로봇업계가 쇠퇴한 것도 손바닥만한 내수시장만 바라보고 경쟁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로봇업체의 노골적인 견제도 있었지만 대우중공업이 개발한 로봇은 현대자동차에 납품할 수 없는 식의 답답한 내수시장 상황이 국내 로봇업계를 병들게 했어요.』
신 사장은 인터넷의 확산이 로봇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색다른 시각을 피력했다. 『이젠 비전문가도 인터넷정보를 통해 쉽게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세상입니다. 이제는 기술보다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로봇수요창출에 대해 명확한 비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동감입니다. 한두달만 밤새우면 개발가능한 수준의 로봇을 만들어 놓고 투자유치에만 눈독을 들이는 일부 벤처기업의 행태는 비판받을 여지가 많아요.』
두 사람은 로봇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책에 대해서 일침을 놓았다.
로봇산업은 장기적인 기술투자가 필요한 데도 단타성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다보니 근본적인 원천기술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또 로봇제작에 필요한 모터제어·센서 등 공통기술에 대해 국가표준을 만드는 방안도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앞으로 10년내에 로봇산업이 우리사회에 미칠 영향은 IT정보기술이 가져온 파장에 버금갈 수준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로봇산업에 대해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육성책이 나와야 합니다.』
3시간이 넘도록 열띤 토론을 벌인 김 교수와 신 사장은 저녁시간이 되자 한국로봇산업의 발전방안을 더 논의하기 위해 기자를 남겨두고 2차장소로 향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
서비스로봇시장에 겁없이 뛰어든 제너시스정보통신 신정환 사장과 광운대 김진오 교수가 만났다.
<김진오 교수>
△59년 경남 거창 출생
△83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85년 동 대학원 졸업
△92년 카네기멜론대 로보틱 박사
△93년 일본세콤연구소 연구원
△94∼98년 삼성전자 로봇사업그룹장
△99∼현재 광운대 제어계측학과 교수, 로봇앤드디자인 고문
<신정환 사장>
△70년 대구 출생
△96년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97년 태일자동제어 개발실
△99∼현재 아남반도체 기술연구소 근무, 제너시스정보통신 사장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9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