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컴퓨터 조현정 사장의 이번 북한 방문은 소프트웨어(SW) 개발과 교육사업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지닌 벤처기업 사장이 현실적인 협력 방안을 가지고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 이후 SW 분야는 가장 대표적인 남북한 정보통신 협력사업 가능 분야로 손꼽혀 왔다. 또한 남북 SW협력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분야별 전문인력과 기술수준, 핵심 솔루션 등에 대한 객관적 정보수집과 이러한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끊임 없이 지적돼 왔다.
따라서 조 사장이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공동 IT교육센터 설립 및 운영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이끌어 낼 경우 국내 벤처기업들이 북한지역 SW 인프라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방북 추진경위 〓 조현정 사장이 북한의 조선콤퓨터쎈터로부터 정식 초정을 받게 된 것은 조 사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재미동포 사업가인 조명호씨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 조명호씨가 사업차 북한의 조선콤퓨터쎈터를 방문했을 때 한국의 SW 전문업체로 비트컴퓨터를 추천했고 이에 따라 북한이 과학기술교류 문제를 협의한다는 명분으로 조 사장을 초청하게 된 것.
이번에 조 사장을 초청한 조선콤퓨터쎈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의해 지난 90년에 설립, 북한 전역에서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고 교육을 통해 전문 프로그램를 개발하는 기관으로 이미 SW 관련개발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방북 일정 〓 조 사장의 이번 방북 일정에는 조선콤퓨터쎈터·김일성종합대학·평양프로그람쎈터·김책공업대학·수학연구소·약전연구소 등 북한의 컴퓨터 관련연구소 및 대학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및 회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특히 조선콤퓨터쎈터의 기술총괄책임자인 최운철씨를 비롯해 북한의 컴퓨터 관련사업 단위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남북한 IT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조 사장은 국내 벤처업계의 IT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남북한이 IT교육센터를 공동 운영하고 북한의 개발자 및 연구 결과를 국내에 활용하는 등 적극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공동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협의할 계획이다.
◇사업 협의내용 〓 이번 방북을 통해 조 사장은 북한측에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할 전략이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북한 SW의 품질을 볼 때 일부 기능적인 측면은 뛰어나지만 전체적인 시장경쟁력이 뒤처져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남북한 공동 IT교육사업을 통한 상호 시너지 효과창출이라는 것이 조 사장의 기본적인 판단이다.
따라서 조 사장은 남한이 보유한 교육용 콘텐츠 및 관련 인프라를 우선 활용해 북한 지역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개발자를 양성할 수 있는 사이버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향후 경제특구 등 여건이 마련되면 이를 실제 오프라인 학원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북한측이 제안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의 경제적인 현실을 고려해 교육센터 설립과 운영에 들어갈 초기 비용은 남한이 우선 부담하고 이를 남북한 공동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될 북한측 인력 용역비로 대체하는 현실적인 방안도 제시된다. 또 조선콤퓨터쎈터의 베이징 지사를 통한 중국 시장 진출과 북한 정무원 노동행정성외 산하 무역회사 등 북한 SW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실제 채널을 학보하는 것도 이번 방북의 주요 목적이다.
◇향후 전망 〓 남북한 공동 IT교육센터가 설립되고 이를 통해 상호 인적교류가 일어날 경우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벤처기업이 북한의 풍부한 정보통신 인력을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트이고 SW 개발 등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조선콤퓨터쎈터 산하에는 평균 26세의 800여명의 우수한 컴퓨터 전문인력이 상주해 근무하고 있고 비트컴퓨터도 그간 10년 이상 추진해온 IT교육 사업을 통해 풍부한 교욱 콘텐츠와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북한측이 협조만 한다면 남북한 공동 IT교육센터 설립과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SW 업계는 이번 조 사장의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일부 컴퓨터 SW 개발과 공급에 제한돼 왔던 남북한 SW 협력이 전문 IT인력에 대한 교류와 공동 프로젝트 추진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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