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 이룬 미뎀 2001-해외진출 자신감 얻었다

이번 「미뎀 2001」은 한마디로 한국 음반업체들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박람회였다.

그동안 미뎀에 참가해 온 국내업체들이 대부분 외국 음악을 수입하기 위해 프랑스의 칸을 찾았다면 올해에는 우리 음악을 수출하기 위한 업체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수출상담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음악 견본시의 특성상 박람회 기간에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드물고 박람회가 끝난 이후 계약이 가시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박람회에서 거둔 국내 음반업체들의 성과는 적지 않다.

국내 음반기획사 중 규모가 가장 큰 SM의 경우 이번 박람회를 통해 2억달러 상당의 수출상담을 거뒀으며 이중 상당부분이 수출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SM이 음반을 수출키로 한 나라가 진입장벽이 까다로운 일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SM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수출에 자신감을 얻게 됐으며 영어와 일본어 발음이 정

통한 가수 「보아」를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M의 한 관계자는 『올 여름 개최되는 독일의 음반 전시회 팝콤에서 보아의 공연을 모색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독일과 동유럽 등지에 우리 음반을 수출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번 박람회의 성과 중 하나다.

뮤직팩토리는 동유럽 3개국에서 국내 가수들의 공연을 추진키로 했다. 중국과 대만에 한국음악의 선풍을 일으킨 데 이어 동유럽에서도 한국 음악을 히트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퍼스트미디어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가수 소찬휘를 대만과 중국에 진출시키기로 했으며 독일에서도 소찬휘의 음반과 뮤직비디오에 관심을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미디어는 소찬휘의 독일 진출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반업체는 아니지만 음악관련업체로 이번에 처음 참가한 한국CNC기술과 미디올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CNC기술은 MP3 음악파일이 불법으로 복제되는 문제를 사전에 막기 위해 한번 기록하면 복사하거나 지울 수 없는 CR칩을 채택한 아이디어 상품을 들고 나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제품은 저작권 침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럽 음반업체들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또 자신이 선택한 음악을 즉석에서 CD로 만들어 주는 CD자판기를 출품한 미디올도 이번 박람회에서 많은 수출계약 실적을 올렸다.

제일테크도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CD자판기를 들고 나왔다. 제일테크는 지난해보다 기능을 다양화시킨 신모델을 내놓아 두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문화산업지원센터측은 이번 미뎀 한국관에 참가한 음반업체들 중 기획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외국 음악 수입을 위한 참여가 주를 이뤘던 종전에 비해 국내 음악을 수출하기 위해 참가한 업체가 크게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또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외국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한국관은 예전에 비해 규모가 크게 확대돼 대외적인 위상을 한껏 높였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을 통한 음반 홍보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과 음반 CD 이후를 노리는 뉴미디어들이 대거 나서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박람회 참가업체들은 대부분 PC와 모니터를 갖추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홍보용 음악을 들어보도록 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미뎀 참가업체들이 견본 CD를 수북히 쌓아놓고 관람객들에게 CD를 나눠주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이러한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또 필립스와 소니가 연합해 만들어낸 슈퍼CD와 JVC가 내놓은 XRCD, 그리고 HDCD, DAD 등 차세대 음반매체들이 서로 우위를 장담하며 치열한 홍보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절대 강자가 등장하지 않아 당분간은 이들 매체가 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미뎀에 참가한 냅스터의 CEO 마이클 로버트슨은 개막연설을 통해 『냅스터를 통해 음악파일을 다운로드 받는다면 그 누구에게라도 음악파일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저장장치로 언제 어디서나 CD를 들을 수 있도록 하면 음악에 대한 접근과 가치를 크게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칸(프랑스)=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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