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통신장비 대안론 논란

국내 인터넷 장비 분야의 국산화율 제고차원에서 정통부는 국산화 기술 및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홈PNA나 FTL(Filtered Telephone Line) 등의 기술 대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통신사업자나 홈PNA 개발업체조차도 홈PNA가 초고속가입자망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의견이 제시되자 재검토에 착수하는 등 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초고속정보통신망 1·2단계 사업평가토론회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네트워크 경제 연구팀의 지경용 팀장은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기술 대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ADSL 등의 관련 기술 및 부품 국산화율을 우선적으로 제고해야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기술대안을 찾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기술 대안으로는 국내 40여 업체가 개발을 진행한 홈PNA나 기가링크·오버넷 등이 선보인 FTL기술이 제안됐다.

그러나 패널토의 시간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교환전송 기술연구소장인 양재우 박사는 『홈PNA는 기본적으로 가정내 홈네트워킹에 적합한 댁내망 기술』이라며 『거리제한, 신호간섭(크로스토크) 등의 기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어려워 초고속 가입자망 장비로는 적합치 않다』고 지적했다.

홈PNA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신호간섭 문제는 크게 개선했지만 거리제한, ADSL 수급상황 개선 등에 따라 이제 국내에서는 매출이 어렵다고 판단, 수출에 치중하고 있다』며 『정보통신부의 입장이 통신사업자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정보통신부 초고속정보망 이재홍 과장은 『각자 처해진 환경에 따라 다양한 통신망 기술을 적용, 초고속정보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정보통신부의 입장』이라며 『다만 홈PNA나 FTL기술이 초고속망 장비 국산화율 제고나 동남아 지역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안기술로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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