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업계 내에서도 가장 많은 수의 업체가 난립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2호(호집중·재과금) 부문이 지난해에도 몇몇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업체 외에는 대부분이 보잘 것 없는 매출 결과를 남기며 악전고투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별정2호사업자 25개 상위 업체의 2000년 매출을 조사해 집계한 결과, 이들의 매출총액이 변변한 1호사업자 1개 업체의 매출에도 미치지 못하는 3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가
우선 너무 많은 업체가 터무니없는 경쟁을 벌인 결과다. 정통부에 등록된 2호사업자만 100여개를 넘을 만큼 시장 상황에 비해 업체 수는 과포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제전화를 비롯한 각종 통신서비스 상품이 빠르게 늘고 그에 대한 수요도 따라서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영업사업이라고 봐도 무방한 2호사업자가 이렇게 많을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별정1호나 3호처럼 초기 시스템 및 장비투자에 대한 부담이 없고 자체 영업인력만 있으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시장 진입을 위한 전제조건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자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사 영업 실적에 대한 수수료를 사업의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맹목적인 경쟁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생되는 문제
업체 난립과 지나친 경쟁은 시장 상황의 왜곡으로 표출된다. 전화카드 다단계판매는 이미 일상화됐고 영업인력을 활용한 아귀다툼이 지속되면서 개별 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이용자들의 통신서비스에 대한 불신감마저 초래하고 있다.
건전한 별정2호사업을 통해 국민에게 다양한 통신서비스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사업 도입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별정업계에서 가장 두꺼운 층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사업 상황은 역으로 별정시장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띠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시장논리를 적용해 보더라도 제살깎기 경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공멸의 위기감마저 풍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
특단의 자활대책이 없이는 별정2호 시장 상황은 악화일로를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2호사업자로 등록만 된 상태에서 휴업 중인 업체도 많고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시장을 이미 떠난 업체도 많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들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별정2호사업자의 사업 터전을 건전화하는 데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쟁이 보다 많은 통신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는 하겠지만 별정사업을 도태시키는 쪽으로 치달아서는 안된다. 기간통신과 별정통신이 함께 사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 전반에 걸쳐 강하게 일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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