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간단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정의된다. 동시에 엄청난 정보를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발달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 인터넷은 처음에는 PC를 통해 구현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PC는 최고·최상의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을 PC의 일부분」 또는 「인터넷을 곧 PC」로 잘못 인식하는 일도 적지 않게 벌어진다. 물론 PC가 인터넷으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은 아니다.
90년대 중반 일본과 유럽의 전자업체들 사이에서는 TV를 통해 인터넷을 구현해 보려는 시도가 일기 시작했다. 세계의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돼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이미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어 인터넷 도구로서 엄청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인터넷과 TV를 결합시킨 「인터넷TV」가 등장했다.
이 인터넷TV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프랑스의 가전업체 톰슨멀티미디어가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신기에 머물지 않고 그 내용물이 되는 콘텐츠 서비스에까지 손을 뻗쳐 종합적으로 인터넷TV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업체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TV는 전세계적으로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PC 그늘에 가려져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인터넷TV 사업에 걸고 있는 톰슨의 야심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극히 미지수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http://www.StrategyAnalytics.com)는 톰슨의 인터넷TV 사업 전략을 면밀히 분석,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전세계 30개국에 4만8000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톰슨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국영 기업에서 부분적이나마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전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기술 주도권 다툼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배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최근 1, 2년 사이에는 전통적인 가전 분야에 대한 관심을 줄이면서 방송과 같은 미디어 분야의 비중을 높이며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가격 하락과 낮은 마진으로 수익성이 불투명해지는 「단순 기기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높은 마진으로 성장성과 수익 전망이 밝은 콘텐츠 분배기술이나 서비스 분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인터넷TV는 톰슨이 보이고 있는 이같은 변화의 뼈대가 되고 있다. 지난 99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7대 3의 합작 비율로 설립한 TAK는 톰슨이 본격적으로 인터넷TV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신호였다.
톰슨의 인터넷TV 사업은 TV 수신기를 「웹의 창」으로 탈바꿈시켜 단순히 제조기술로 돈을 버는 데 머물지 않고 TAK를 통해 콘텐츠 분배 서비스도 추진해 TV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요약된다.
톰슨은 이같은 인터넷TV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두 가지 중요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나는 TAK용 인터넷TV 수신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칼튼커뮤니케이션과의 전략적 제휴다.
TAK용 인터넷TV 수신기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데,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모델은 총 12기종으로 화면 크기로는 28인치부터 32인치까지, 화면 비율로는 가로 세로 4대 3의 전통적인 타입과 16대 9의 와이드 타입이 있고, 브라운관도 평판과 둥근 타입을 모두 갖출 예정이며 제품 가격도 5490프랑(약 92만원)에서 1만5490프랑까지 다양하다. 이미 생산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며 이르면 다음달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신기를 조작하는 리모컨은 홈페이지를 열 수 있는 TAK 버튼을 장착하는 데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e메일,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 양방향 TV 프로그램, 인터넷 접속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 필요할 경우 사이트 주소를 입력할 수 있도록 무선 키보드를 제공하지만 TAK의 제휴업체가 제공하는 샘플 웹사이트는 홈페이지에서 직접 들어갈 수 있도록 돼 있다.
샘플 웹사이트를 제공하는 제휴업체로는 레제코(Les Echos), 레키프(L’Equipe), 웹시티(Webcity, 현지 정보), 라프랑세즈데지유(la Francaise des Jeux, 복권), 파리튀르프(Paris Turf), 오프-미넹닷컴(auf-minin.com, 점성술), 테-이-스타(T-l-star, 연예뉴스), 라 샤-느 엠-테-오(La Cha-ne M-t-o, 날씨), 엠생-마닷컴(mcin-ma.com), 테-엘-라마(T-l-rama), 바이아쥐(Voyage), 구르망디아(Gourmandia), 마직마망(Magicmaman), 엘르(Elle.fr), 아 방드르 아 루에(AvendreAlouer), 라 상트랄(La Centrale, 주택 및 자동차 광고), 아 투 클릭(A Tout Clic, 어린이) 등이 있다. 인터넷 접속에는 이용료가 없으며 전화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전화요금은 피크시에는 분당 0.28프랑이고 그 외 시간에는 분당 0.14프랑이다.
톰슨은 지상파 디지털TV, 양방향 TV, 미디어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칼튼과 협력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칼튼이 톰슨의 전략적 주주가 되는 것, 톰슨이 칼튼의 미디어 서비스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것, 칼튼이 TAK에 1500만달러를 투자하는 것, 향후 4년간 톰슨이 칼튼에 25억5000만달러의 현금을 지불하는 것 등이 들어 있다. 이로써 칼튼은 MS·디렉TV·알카텔·NEC에 이어 다섯번째로 톰슨에 투자하는 회사가 된다.
칼튼은 영국의 지상파 디지털TV 서비스 사업자인 온디지털(Ondigital)과 인터넷TV 서비스 사업자인 온넷(ONnet)의 주식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디지털TV 사업자 키에로(Quiero)의 주식도 7.5% 갖고 있다.
톰슨은 이처럼 디지털TV 서비스 부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칼튼을 끌어들임으로써 인터넷TV 사업 특히 취약한 서비스 부문을 보강하게 됐고 TAK용 TV도 조만간 상품화해 인터넷TV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게 됐다.
톰슨의 인터넷TV 사업은 다음 몇 가지의 요인들에 의해 성공 여부가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방송사들의 지원 문제다. 양방향의 인터넷TV는 그 내용이 되는 프로그램이 우선 보급의 관건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만드는 곳, 즉 방송사의 지원 여부는 최대 변수가 된다. 현재 톰슨은 RTL9이라는 채널의 지원을 받아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톰슨에는 방송사들이 사람들이 즐겨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TAK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된다.
둘째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인터넷TV로 이끄는 일이다. 사실 일반 시청자들은 현재 TV를 보면서 분 단위로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이 TAK의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전자상거래를 하거나 유료 정보를 보면서 분 단위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그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이 과정을 거쳐야 지금까지 대중화에 성공한 적이 없는 인터넷TV가 일반인들에게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대형 화면이 딸린 TV 수상기까지 동원해 인터넷에 접속할지는 누구도 확실히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이 밖에 톰슨의 브랜드력도 문제로 지적된다. 톰슨이 프랑스 국내에서는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다소 약하고 더군다나 전자제품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런 톰슨이 인터넷 상품을 판매한다고 할 때 프랑스인들조차도 그 상품을 구입하는 데 주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톰슨은 이런 문제를 고려해 TAK를 단일 브랜드로 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광고 등 대대적인 홍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감안할 때 톰슨의 인터넷TV 사업이 성공할 확률은 20% 정도로 별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톰슨은 그러나 칼튼을 전략적 협력업체로 끌어들인 것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칼튼이 TAK에 대한 자금 지원 이외에도 제휴 또는 협력관계에 있는 방송사들을 통해 콘텐츠 제작이나 서비스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칼튼은 디지털TV 시장의 50% 정도를 장악하고 있어 양방향 방송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도 칼튼의 지원을 받게 되면 톰슨의 인터넷TV 사업은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톰슨의 성공은 인터넷TV 자체의 대중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TV가 PC 못지 않은 인터넷 관문이 될지 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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