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준 나모인터랙티브 대표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액 1740억달러 중 소프트웨어(SW)의 수출액은 약 1억달러 정도였다. 총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고 하겠지만 불과 10년 남짓한 SW 개발사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해외 SW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우리 업체들의 저변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그들과 경쟁할 만큼의 개발 인력과 기타 자원의 확보도 어렵고 기술 축적 면에서의 그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SW 개발업체들의 끊임없는 도전으로 지난해 「1억달러 수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룩해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위 「벤처 열풍」이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기 이전부터 이런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수년 전부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해외 진출을 준비해온 노력의 결과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결코 현재 성과에만 만족할 수는 없다. 해외 SW 시장은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접어든 분야다. 그래서 그만큼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우선 SW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 제품 기획·개발·마케팅 등을 망라해 전 분야에 걸쳐 현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성공한 국내 제품을 외국어로 번역해 놓는 수준으로는 결코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지 상황 및 경쟁제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우리 기업들이 직접 해외로 진출해 현지에서 정보를 모으고 현지인들과 함께 제품 설계를 하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개발에 있어서도 경험과 마인드를 갖춘 현지 개발자를 적절히 발굴해 참여시켜야 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협력할 수 있는 현지 개발 파트너를 찾아나서야 한다. 특히 본사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환경 아래서 차질 없이 개발 일정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노력 끝에 현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시장에서 진정한 성공은 마케팅 능력에 의해 판가름난다. 우선 시장의 흐름을 완벽하게 읽어 장단기 미래 시장을 정확히 예측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개발 단계에서부터 충분하고 포괄적인 현지의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
물론 이것은 몇 명의 현지인을 채용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현지법인을 만들어 회사를 차린다고 해서 좋은 영업 인력을 구할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신뢰와 평판을 갖지 못한 한국 기업에 이력서를 내고 인생을 걸 만한 똑똑한 외국인은 없을테니 말이다. 우선은 이미 SW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과 실적을 지니고 있는 그 지역 판매회사를 찾아 그들이 우리 제품을 자신의 제품처럼 생각하고 팔 수 있도록 공동의 시너지를 창출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요건들을 다 갖출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또 다른 커다란 벽이 가로놓여 있다. 외국인들이 가진 한국산 SW에 대한 강한 선입견이 그것이다. 막상 해외에 나가 실질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보면 그네들이 가진 한국 제품에 대한 강한 반감에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제품의 품질을 믿을 수 있는지, 범용 SW에 요구되는 고객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지를 의심하는 외국 고객들만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까닭에 현지 업체들의 마케팅 정책과는 다른 각도에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공략책이 있어야 한다. 외국 기업에 대해 배타적이기 마련인 해외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인지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큰 돈을 들여 광고 등의 활동을 직접 벌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곳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현지 전문매체를 통한 제품 리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단순히 광고비에 많은 돈을 쓴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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