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실리콘앨리>하-기회의 땅 뉴욕..창업 홍수

【본사 특약 = iBiztoday.com】 첨단기술 부문의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넓은 실리콘밸리에 죽음의 장막을 드리웠지만 뉴욕에선 달랐다. 뉴욕의 첨단기술 회사들은 뉴욕 산업의 다양성 덕분에 뉴욕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부문에서 흘러 들어온 돈은 실리콘앨리 생존의 좋은 징조임에 틀림없다. 뉴욕은 또 폭넓게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독특한 문화를 갖춘 도시이자 인터넷 전략을 추구하는 포천 500대 기업 중 상당수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무선통신 소프트웨어회사인 푸마테크(Pumatech.com)의 토드 모리스 뉴욕 지부장은 『뉴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중요한 사람들』이라며 『그래서 그런지 바와 식당에서 인맥 쌓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86년 신생회사로 출발해 지금은 전세계 2000여 회사에 인터넷 상거래 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주피터미디어메트릭스의 케이트 버그 실장은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이 종교라면 이곳 뉴욕에선 금융과 미디어, 문화가 중요한 사회적 요소』라며 『이 세가지로부터 발전적인 것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평했다.

실리콘앨리는 지난 90년대 중반 더글로브닷컴(TheGlobe.com)이나 어스웹(Earthweb.com), 아이빌리지(iVillage.com), 마이닝(Mining.com) 같은 콘텐츠 및 커뮤니티 기반 웹사이트 소수 몇 개에서 출발했다. 뉴미디어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금은 뉴욕 도시권의 미디어 분야 신규 고용인원이 지난 97년 10만6000명에서 99년 두배 이상인 25만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는 신흥 첨단기술 지역인 이웃 뉴저지주 기업들의 고용이 포함된 수치다.

최근 수십명의 해고 조치와 이에 따른 실리콘앨리의 충격, 초조함에도 불구하고 무선통신회사들의 활동은 왕성하다. 또 인터넷 회사의 연말 파티 수는 줄어들줄 모르며 분석가들은 전통적 회사와 순수 인터넷 회사들의 합작법인이 갈수록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피터의 한 연구원은 『창업보육의 원칙이 다른 분야 회사로 확대되고 있다』며 『출판, 패션, 미디어, 금융산업 등 여러 가지 산업의 중심이 이곳에서 하나로 합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재능있고 아이디어 있는 중역들이 살로몬스미스바니, 허스트, 콘디내이스트 같은 회사로부터 독립해 회사를 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같은 기반을 잡은 우량 회사들은 새로운 온라인 업체들을 인수하거나 자체 개발하기 위해 제휴를 서두르고 있다. JP모건의 인터넷 금융 계열사인 랩모건(LabMorgan.com)은 창업보육과 벤처캐피털, 경영컨설팅 등 1인 3역을 하고 있다. 랩모건은 직원들에게 사내 사설 펀드의 지원을 받아 창업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앤더슨컨설팅은 최근 벤처캐피털 자회사를 차렸으며 대부분의 주요 오프라인 광고 대행사들은 광대역이나 양방향 사업부를 신설해 레이저피시(Razorfish.com)나 아이엑스엘(iXL.com), 마치퍼스트(marchFIRST.com) 같은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온라인 상품권 사이트인 플루즈닷컴(Flooz.com)의 로버트 레비턴 사장은 『요즘은 위험이 도사리는 시기라 사람들은 더 크고 더 믿음이 가는 회사로 방향 전환함으로써 위험을 줄이려 한다』고 해석했다.

리처드 존슨 핫잡스 사장도 『큰 사업체가 결국 인터넷을 지배할 것』이라며 『조그만 신생사의 시대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망해서 존재하지 않는 스트리밍미디어 및 온라인TV 회사 수도닷컴(Pseudo.com)의 크리스토퍼 트렐라 전 책임 PD는 『현재 게임은 생존 게임이지만 이곳엔 다른 분야에 비해 기회가 훨씬 많다』며 『이곳에선 「인생의 2년을 웹콘텐츠 개발에 바쳤는데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하고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인력모집 회사를 운영하는 보니 핼펀 사장은 「일거리」는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핼펀 사장은 『일거리란 단지 산업의 썰물과 밀물일 뿐이다. 여느 때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사업모델이 필요한 때』라며 『실리콘앨리의 회사들이 아직 유아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분야 회사들과 사람들 중 상당수가 지금부터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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