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관련 5개사가 모여 추진중인 조선 전문 e마켓플레이스(가칭 조선닷컴)가 두 개로 양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선닷컴 추진팀의 한 고위관계자는 9일 『삼성중공업 한 관계자가 조선닷컴의 사업구상에 이견을 제시하며 꼭 단일한 조직으로 갈 필요가 있냐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관계자가 「개인적인 견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설득력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양분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근거는 두 가지다. 우선 현대중공업이 주도하고 있는 조선닷컴의 초기 사업모델은 조선 5사의 기업소모성자재(MRO)의 온라인거래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이미 그룹차원에서 추진한 MRO 관련 e마켓플레이스(아이마켓코리아)가 있기 때문에 「물량」을 주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초대 대표 선임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채 6개월간 제자리 걸음만 걷고 있는데 무리해서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제기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MRO 분야로 시작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원자재 거래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도 『그러나 삼성중공업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억지로 함께 갈 필요는 없다』며 『신중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선닷컴 CEO 선임을 총괄하고 있는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지원과 관계자는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초대 대표 선임을 위해 5개사 대표가 회동했는데, 그 중 누구도 조직 양분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산자부가 추천한 초대 CEO 후보에 대해 삼성중공업 고위급에서 동의가 이뤄진 상태로 15일경 CEO 선임건을 마무리지을 예정인데 무슨 뚱딴지냐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소문이라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삼호가 한 세력이 되고, 잠수함 공동사업을 벌이는 삼성과 대우가 중심이 돼 별도조직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균형을 갖고 경쟁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면 사업자들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또 『실거래의 문제라면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엔투비에 지분을 투자한 한진중공업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조선닷컴이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로서 무게를 두지 않으면 사업이 시작돼도 힘을 갖고 출발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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