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산업 저성장

2000년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던 세계 반도체 산업이 2001년에는 IC칩·장비·재료 전반에 걸쳐 매우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IC칩은 지난해 30%대였던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하락하고, 80%를 넘었던 반도체장비 신장률은 5% 안팎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재료도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가 10%를 약간 웃도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반도체장비는 내년 시황이 더욱 악화, 제로성장의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미컨덕터비즈니스뉴스」에 따르면 데이터퀘스트·VLSI리서치·IC인사이트 등 주요 시장조사 업체들은 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진행중인 「(반도체장비)산업 전략 심포지엄(ISS)」에서 각각 이같은 저(低)성장을 경고하는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최로 매년 초에 열리는 ISS는 반도체장비 업계 경영자 모임으로 이번에는 10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IC인사이트는 지난해 36% 증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계 IC칩 시장이 올해는 7% 정도의 낮은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 부사장이면서 분석가인 빌 매클린은 『현재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올 성장률이 7% 이하로 더 내려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도체 설비투자가 지난해는 전년에 비해 82%나 확대됐으나 올해는 증가율이 4%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퀘스트는 「세계 반도체장비 시장」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져 올해는 10∼11%에 머물고 내년에는 6% 정도로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세계 반도체업계 올해 설비투자가 25∼30%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VLSI리서치는 『올 세계 반도체장비 시장 성장률이 당초(9%)의 절반 수준인 4.5%로 더욱 떨어질 것』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에는 거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제로성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 부사장 리스토 푸하카 부사장은 『PC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 시장의 성장 둔화로 반도체 설비투자와 장비 주문이 연기돼 향후 2년간 시장 약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SEMI는 『지난해 275억달러로 22%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계 반도체재료 시장이 올해는 312억달러로 13% 성장하는 데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이 협회는 반도체재료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실리콘웨이퍼는 지난해의 74억달러에서 올해 82억달러, 내년에는 87억달러, 그 다음해는 90억달러에 각각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해 25억달러였던 포토마스크는 올해 31억달러, 내년 38억달러, 2003년 4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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