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코너]달리는 PC방·차세대 첨단 자동차 봇물

「세계에서 가장 큰 휴대형 컴퓨터는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자동차」다. 「휴대」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자동차는 이제 네 바퀴로 굴러가는 수레가 아닌 첨단 모바일기기다. 지난 7일 디트로이트에서 개막된 「2001 북미 국제 자동차 쇼(NAIAS)」에서 각 자동차업체는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기술을 채택한 콘셉트 자동차를 대거 선보였다.

앞서 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소비자 가전쇼(CES)」에서도 DVD 플레이어·위성통신·음성인식 운행기기에 이르는 다양한 자동차용 디지털 정보기기가 쏟아졌다. 그 동안 전자제품의 빠른 제품 주기를 뒤따라가기에도 벅찼던 자동차 업계는 최근 인터넷 서핑과 비디오 게임이 생활화돼 있는 신세대 소비자군을 겨냥해 PC·무선인터넷 접속기기 등 디지털기기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

집에서 주고받던 e메일·인터넷·비디오 게임 등을 자동차에서도 하고 싶어하는 신세대 운전자의 요구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일부 고급 차종에만 장착했던 PC를 올해 말부터 경차에도 장착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GM은 차량에 노트북PC와 무선모뎀 등 각종 운행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계기판을 갖춘 스포츠카 「테라크로스」를 발표했다.

이런 첨단 자동차는 장착하는 것이 반드시 소비자들만의 편의를 위한 것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휴대폰의 위치추적 기술을 이용한 타깃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예컨대 차에 남아 있는 가솔린의 양을 자동으로 체크해서 적당한 시기에 현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나 가장 저렴한 주유소 정보를 운전자에게 음성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GM의 디지털사업 부문인 온스타의 후버 사장은 『처음에는 자동차와 직접 연관된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앞으로는 주식 정보·스포츠용품 할인 정보 등 다양한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며 『스팸으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 가입자들의 관심 분야를 세심하게 조사하고 이에 대한 사전 동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첨단장치는 타이어의 공기압을 수시로 체크하고 사고 후 에어백이 부풀어오르면 즉시 주변의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자동연락되도록 할 수 있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생명장치로도 이용될 수 있다.

현재 80만명에 이르는 GM의 온스타 회원은 매일 5000명씩 늘고 있고 지난달부터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음성정보서비스를 받고 있다.

조사 전문기관인 스트래티지그룹에 따르면 이런 이동식 타깃 마케팅 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3000만달러에서 오는 2004년에는 39억달러로 10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GM 측은 이런 이동식 타깃 마케팅으로 인한 광고 매출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의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는 이미 자동차 소유자들의 재산 정도나 취미·기호 등을 파악한 수천만건의 데이터베이스(DB)를 갖고 있다』며 『이런 DB를 광고주들에게 공개하는 조건으로 차량 옵션 장치 일부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토록 하면 GM과 광고주·소비자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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