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참 의미있는 뉴스를 들었다. 매일 경제난이다, 파업이다, 정계 개편이다 등 나쁜 소식만 듣다가 미래산업 사장인 정문술씨의 은퇴소식을 접하고 신선한 감동을 느꼈다.
물론 개인적으로 미래산업의 직원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관계도 없다. 하지만 정문술 사장의 행동은 존경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을 일으키면 마치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며 10%도 안되는 지분으로 수십개의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독단적 경영이 전횡하고 있다. IMF사태 이후 기업 연쇄부도가 났을 때 경영에 실패한 경영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기업을 살리기보다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했다는 기억을 상기해볼 때 이는 한국경제의 심각한 문제점이다.
회사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주주들이다. 이것은 대원칙이다. 세계적인 회사인 GE나 MS도 이를 바탕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회사의 경영이익을 극대화해 이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경영자들은 소수의 지분을 갖고 회사를 좌지우지하며 또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간에 등을 돌리기도 하고 싸우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 기업 경영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그런 모습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의 용퇴는 더욱 아름다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미래산업이 한국 벤처기업의 선두주자로 20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한 홀딩컴퍼니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기업은 물론 사회 일각에서 각종 수단과 편법을 동원해 경영권 세습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자식들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은 더욱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정문술 사장 은퇴에 따른 전문경영인 체제의 출범이 그동안 타 기업에서 중도에 흐지부지됐던 기존 사례들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모델을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벤처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을 때 한국 벤처의 1세대인 정문술 사장의 퇴장으로 한국에서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올바른 기업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
송경재 인터넷독자 skjsky@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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