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자녀에게 교육용 로봇 선물을

김경근 마이크로로봇 사장

21세기를 맞아 로봇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21세기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분야로 주목받는 로봇산업은 최근들어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적용되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우리들의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온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미국에서 잇따라 들려오는 첨단 서비스 로봇 개발 소식을 접하며 국내 로봇 기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얼마 전까지 로봇하면 공장에서 짐을 나르거나 용접하는 투박한 산업용 로봇이 전부였지만 이웃 일본은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일본 소니사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비롯해 사람처럼 두 발로 걸으며 축구공까지 차는 혼다의 이족보행 로봇 「아시모」까지 선보이는 단계에 올라섰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인간친화형 로봇으로 급속히 발전해가는 일본의 사례와 국내 로봇산업의 현실을 비교해 보면 우리가 로봇 개발에 관한 투자를 너무 등한시했다는 초조감까지 드는 실정이다.

하지만 로봇은 많은 기반기술의 결정체이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정교한 제어가 필요한 어려운 산업이다.

국내 대학연구소 등에서 로봇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해본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본적인 모터·센서 등 부품분야와 설계기술 등에서 일본과 너무나 큰 격차를 실감하고 쉽게 무력감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의 80%를 석권하고 서비스 로봇 시장까지 석권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로봇왕국, 일본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어릴 때부터 로봇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로봇교육을 받은 기술 인재들이 일본 로봇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로봇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어릴 적 만화 속 주인공으로 나오던 철인 로봇 아톰을 보며 꿈과 희망을 키웠고 다양한 형태의 작동완구를 통해 로봇설계의 기본개념을 익혔다고 말한다.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로봇에 대한 관심을 일찍부터 일깨워주는 것이 로봇산업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장기투자인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로봇산업에 대한 백년대계 차원에서 어린이에게 로봇에 대한 흥미를 높여줄 교육용 로봇을 적극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용 로봇은 문자 그대로 대형 로봇의 구조를 그대로 축소시켜 가격대를 10만원 이하로 낮춘 초소형 로봇이며, 이미 일본·미국·캐나다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과학교재로 활발히 보급되고 있다.

교육용 로봇은 일반적인 작동완구와 달리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동작 제어가 가능하고 모듈 타입으로 조립하며 산업용 로봇의 작동원리를 체득할 수 있어 일선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과학 교·부재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로봇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미로를 찾아가는 마우스 로봇, 6개의 다리를 가진 거미 로봇, 이족보행 로봇 등 많은 로봇 관련 프로그램과 제품이 나오고 있으며 올해부터 초중고교에서 로봇을 이용한 과학교육 과정이 정식으로 마련되는 상황이다.

이런 교육용 로봇은 어른들이 보기에 단순한 장난감에 불과할지 모르나 컴퓨터학원과 전문대 기계학과의 정식교재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인터넷 게임에만 빠진 자녀들에게 직접 손으로 만들면서 과학 원리를 일깨워주는 교육용 로봇을 하나쯤 사주는 것은 어떨까.

비록 지금은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이 크게 낙후돼 있지만 작은 마우스 로봇을 만지며 작동원리를 깨우치는 어린이들이 많아진다면 불과 10∼20년 뒤 한국 로봇산업은 세계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