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부문은 필요없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에서는 그동안 성장의 주체였던 제조부문을 매각 또는 분리시키는 대대적인 생산체제 개혁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소니가 오는 10월 국내와 대만의 2개 공장을 매각키로 한 데 이어 마쓰시타전기산업이 오는 12월 제조부문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중기경영계획」을 발표했고, 이번에 종합전자업체로는 처음 NEC가 해외 공장매각과 국내생산 자회사의 독립을 동시추진하는 혁신적인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들의 제조부문 구조조정 방안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약한 부문을 과감히 버리는 슬림화로 고정비를 줄이고 경영자원은 디지털기기 등 유망분야와 강한 부문으로 집중시켜 기업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NEC는 단순 조립·가공에 머물러 있는 해외공장에 대해선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매각을 추진하면서도 고도의 기술력을 구비하고 유망분야인 반도체공장은 예외로 하고 있다. 국내공장은 독립시켜 경쟁을 통해 자립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개발·제조·판매 일체의 사업체제를 유지해온 마쓰시타는 앞으로 3년간 130여개의 국내 제조거점을 100개 정도로 정리하면서 각 공장들을 독립회사로 전환시켜 자생력을 배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NEC 등의 제조부문 구조조정은 한마디로 지금의 방식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저임금을 무기로 하는 중국 등이 생산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산업구조가 첨단제품 중심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고비용구조의 기존 생산체제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들의 과감한 제조부문 정비는 고용유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제조부문의 경쟁력 제고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에서 제조업을 버리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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