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 새국면-칼라일 급부상

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쌍용양회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은 4일까지 뉴브리지캐피털에 쌍용양회의 쌍용정보통신 보유지분 364만주(67.4%)를 매각할 예정이었으나 이 업체가 막판에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 최종 계약을 미루고 다른 매각파트너와도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본지 1월 4일자 1면 참조

그동안 쌍용정보통신 인수에 적극적이던 미국계 투자펀드인 칼라일이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시한 인수조건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쌍용정보통신의 지분매각 대상업체가 뉴브리지캐피털에서 칼라일로 바뀔 가능성도 높아졌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4일 『지난 3일 저녁 최종계약을 위해 입국한 뉴브리지캐피털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협상조건을 내놓데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칼라일이 더 좋은 지분인수 조건을 제시한 상태』라며 『양사와 재협상을 통해 늦어도 이번주까지 매각업체를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업체 뒤바뀌나 =칼라일은 세계적으로 국방관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로 국내 국방 시스템통합(SI) 분야의 최강자인 쌍용정보통신의 인수에 적극적이었지만 지난해말 쌍용정보통신에 대한 매각가격 등에서 인수조건이 맞지 않아 최종계약이 지연됐다. 이 때 뉴브리지캐피털이 조흥은행 등 쌍용양회 채권단에 보다 좋은 인수조건을 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매각협상에 나서 칼라일의 쌍용정보통신 인수가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3일 밤 최종계약을 앞두고 뉴브리지캐피털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칼라일이 가장 좋은 조건을 내건 상황』이라며 『칼라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칼라일이 제시한 정확한 인수조건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당 매각가격은 뉴브리지캐피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인수에 따른 부대조건이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너지 =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이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매각업체에 따라 시너지 효과는 다소 차이를 나타낼 전망된다.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는 칼라일이 그동안 국방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는 점과 주로 5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같은 투자펀드인 뉴브리지캐피털보다 시너지효과가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올해 1000억원대 규모의 육군과학화전투훈련장(KCTC)사업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공군 천리안사업과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 육해공군의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선행사업 등을 수행하며 국방 SI분야에 특화된 기술력과 경험을 인정받아 왔다.

쌍용정보통신 한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뉴브리지캐피털보다 칼라일이 인수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칼라일에 무게를 두었다.

◇향후 전망 =어느 쪽으로 결판이 나든 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은 쌍용그룹 및 채권단, 쌍용정보통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쌍용그룹은 외자를 유치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쌍용정보통신은 그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걸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매각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은행장이 기자회견을 자청, 지분을 매각할 것처럼 발표함으로써 조흥은행과 쌍용정보통신 등 관련회사 투자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게 됐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2000.6.21=쌍용양회 쌍용정보통신 지분 매각 발표

2000.12.29=칼라일 인수업체로 보도

2001.1.3=조흥은행 뉴브리지 가능성 매각 발표

2001.1.4=최종 뉴브리지와 계약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