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 발표 신제품(베이퍼웨어) 5選

정보기술(IT) 전문지로 유명한 와이어드(http://www.wired.com)가 지난해 완제품을 내놓지 못해 공수표가 된 「베이퍼웨어」 제품 5개를 발표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먼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게임전시회(E3)에서 최우수상까지 받았던 라이언헤드스튜디오의 야심작 「블랙 앤드 화이트(B&W)」를 특별한 관심을 끄는 미발표 작품으로 선정했다.

「블랙 앤드 화이트」는 미국의 유명한 게임제작자인 피터 몰리노 감독이 지난해 10월 E3 전시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면서 『올해(2000년) 크리스마스에 맞춰 게임을 내놓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던 게임. 와이어드는 『게임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알고리듬만 마친 상태』라는 이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게이머들이 앞으로 3개월 안에 완성된 게임을 즐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필름의 「전자필름시스템」도 5대 미발표 제품에 올랐다. 일반 35㎜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한 후 인터넷 등을 통해 전세계에 전송할 수 있는 제품으로 최근 컴덱스 등 IT관련 전시회에 시제품이 선보이면서 화제를 뿌렸지만 끝내 완제품이 나오지 못했다.

또 리눅스의 창시자 토발즈가 지난해 12월까지 내놓겠다고 큰 소리쳤던 차세대 리눅스 운용체계의 핵심기술인 「리눅스 커널2.4」와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인 시에라스튜디오의 「트라이브2」 등도 각각 연말까지 완제품을 내놓지 못해 모두 지난해 대표적인 베이퍼웨어로 선정되는 수모를 받았다.

한편 지난해 최악의 베이퍼웨어라는 불명예는 애플이 최근 사운을 걸고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운용체계 「맥OS X」에 돌아갔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2000에 대항하는 제품으로 수 년 전부터 맥OS X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완제품을 내놓지 못해 열렬한 맥 애호가는 물론 IBM 호환PC 사용자들로부터도 아쉬움을 사고 있다.

PC가 처음 선보였던 80년대 초부터 20여년 동안 애플의 매킨토시만 사용해 왔다는 M 카이저는 『(맥OS X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데 지쳤다』며 『이제는 꿈만 좇는 스티브 잡스보다 현실론자인 빌 게이츠에게 더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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