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P업계「뭉쳐야 산다」

「이대론 안된다. 뭉쳐야 산다.」

국내 음성데이터통합(VoIP) 전문업체들이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수평적인 연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VoIP가 미래 핵심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지금의 과당경쟁 구조로는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국내시장 방어도 불가능하다는 취지에서다.

사실상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정보통신부 부내전화망·서울시청 민원전화망·한국통신 코넷망 등 VoIP와 관련된 크고 작은 장비 입찰 프로젝트가 실시됐으나 VoIP 전문기업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개발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실속없는 장사를 해왔다.

하지만 3∼4개 핵심업체들이 경쟁관계를 청산한 후 실질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한다면 각 업체들의 핵심인력을 공유할 수 있어 가용인력이 배가될 뿐만 아니라 기업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출혈경쟁을 막을 수 있어 국내 VoIP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스페인에 VoIP 솔루션을 수출하는 등 유럽 국가 및 홍콩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폴리픽스(대표 김재훈)는 해외사업 및 국내 영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국내 VoIP 전문업체인 D사와 제휴하기로 하고 사업공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회사는 D사에 해외사업에 관한 노하우를 제공, 해외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한편 상대회사로부터는 국내 영업에 대한 지원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VoIP 게이트웨이·인터넷전화 접속장치 등을 개발하고 있는 웹콜월드(대표 박용호)는 국내 사업 강화는 물론 수출 기반 마련을 위해 3개 경쟁업체들과 공조협의를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경쟁업체간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내달 중에 전략적 제휴 및 실질적인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초 통합메시징시스템(UMS), SS7 및 보급형 VoIP 게이트웨이, 네트워크 유지보수 전문업체 등 7개 벤처기업과 VoIP 패밀리그룹을 결성해 공조체제를 구축한 바 있는 코스모브리지(대표 최찬규)는 최근 경쟁관계에 있는 VoIP업체를 잇따라 접촉해 새로운 공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전화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국내사업에 주력해온 에스엘시스템즈(대표 박인수)도 내년에는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해외 영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경쟁업체와 제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밖에도 오성정보통신·삼보정보통신·로커스·인츠 등 VoIP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업체들도 초기시장 장악을 위해서는 경쟁업체간 공조체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기술력이 뛰어난 신생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VoIP 기업들은 직원 수가 20∼30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이기 때문에 2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주한 프로젝트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초저가 수준이어서 기업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업체들이 공조관계를 수립할 경우 시장견실화 및 시장확대는 물론 외국 선진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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