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서비스 조기 상용화 파장-비동기 장비 생존기반 흔들린다

2002년 국내 비동기 IMT2000 장비제조업체들은 생존할 수 있을까.

국내 장비제조업체, 출연연을 중심으로 비동기 시장에서의 생존방안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업계 분석에 의하면 해답은 명쾌하다. 「가능성은 있으나 뚜렷한 생존방안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정부통신부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IMT2000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국내 비동기 시장을 외국장비업체에 내주게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년에 우리나라에서는 IMT2000 상용서비스를 둘러싼 사업자, 장비제조업체간 공방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한국통신이 내년 5월 비동기 IMT2000시스템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자와 장비제조업체간 서비스 조기상용화의 허와 실에 대한 논쟁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장비제조업체들이 예상하는 상용화 일정은 2002년 6월에 제품 개발이 완료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후 제품발주, 장비 선정을 위한 테스트, 장비 선정과정을 거쳐야만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다.

국내 장비제조업체, 출연연 등이 최대한 서둘러도 2003년 5월이 돼야 상용화 제품 출시가 이뤄지기 때문에 서비스 조기 상용화는 그만큼 국내 업체에 치명적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운용기술, 상용화 기술을 추가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상용서비스 일정을 2003년 9월경이나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반면 LG전자는 여전히 2002년 5월 이전에 제품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구개발이 상당부문 진척됐기 때문에 사업자의 발주에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 사업자 서비스 일정 논란 =서비스사업자와 장비제조업체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업자중 조기 상용화 일정을 추진중인 곳은 한국통신. 한국통신은 2002년 5월 IMT2000 전국 주요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상용서비스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통신이 제시한 일정은 2001년 5월 발주하고 6, 7월 벤치마킹 테스트, 10월 망구축으로 이어진다. 이 일정대로라면 2002년 5월 이전에 전국 주요도시에서 비동기 IMT2000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2002년 5월 이전에 시험서비스, 시범서비스가 완료되기 때문에 상용서비스를 위한 제품 공급은 2001년 말에 납품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통신이 2002년 말까지 IMT2000서비스에서 166만8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122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다는 전략도 이러한 서비스 조기 상용화를 바탕으로 한다.

경쟁사업자인 SK텔레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사업자 선정당시 사업계획서에서 국산장비개발 일정을 고려한 상용화를 천명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이 시장선점을 위한 조기 상용화에 돌입할 경우 당초 제시한 국산장비 개발을 고려한 서비스 일정에 대한 궤도 수정은 불가피해진다.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통신서비스 사업 특성상 경쟁업체의 시장선점을 무시할 경우 2위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 SK텔레콤의 고민이다. 결국 SK텔레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맞불놓기」 밖에 없다.

◇ 외국장비제조업체 득세할 듯 =비동기 IMT2000서비스를 조기 실시할 경우 외국장비업체의 진출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상용시스템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에릭슨, 노키아, NTT도코모 등 외국산 시스템과 운영기술이 국내에 봇물처럼 밀려들 것은 분명하다.

자연스럽게 국내 장비제조업체의 망구축 참여는 어려워진다. 국내 업체가 제시한 시스템 개발일정보다 사업자의 제품 발주 요구에 납품 시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LG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이같은 조기 상용화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IMT2000서비스망이 전국적으로 구축될 경우에는 많게는 전체 물량 절반가량이 외국장비로 채택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동기 IMT2000시스템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제품 상용화에 따른 일정이 너무 촉박해 통신서비스에서 필수적인 신뢰도 확보실험 등을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수년간 신뢰도 측정실험을 거쳐온 선진국의 통신시스템과 경합에서 국산장비가 모두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비제조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반면 비동기부문의 선두주자를 자처하는 LG전자의 입장은 약간 다르다. LG는 이미 비동기 IMT2000서비스가 2002년 5월에 구현되더라도 납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LG전자도 지난 11월로 예정된 시험시스템 데모를 연기하는 등 제품개발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추세라면 설령 2001년 5월까지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해도 6, 7월에 외국장비업체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비동기 IMT2000 장비시장을 송두리째 외국기업에 내줄 수밖에 없다는 업체의 볼멘소리는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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