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립신(愛立信)=사랑이 믿음을 세운다(?)」
스웨덴 에릭슨의 중국판 얼굴(회사명)이다. 해석하기 난감한 글자조합이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적어도 중국인들에겐 그렇다.
에릭슨은 전통적으로 현지 토착화에 남다른 노력을 쏟아온 업체. 우리나라에서도 1896년 고종황제를 위해 궁내부에 교환기와 전화기를 공급, 상투튼 교환수와 교환기를 담은 낡은 흑백사진 한장을 국사교과서 안에 남겼다.<사진>
이후로도 에릭슨은 TDX교환기 및 주파수공용통신(TRS) 기술이전 등 국내 통신시장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지난 96년 「뉴미디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 그 에릭슨이 한국의 3세대 이동통신시장을 겨냥, 새로운 동반자를 찾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춤에 따라 에릭슨과 대등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에릭슨은 세계적으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상용장비를 발주한 26개 사업자 중에서 보다폰·브리티시텔레콤·NTT도코모·재팬텔레콤·오렌지 등 20개 사업자로부터 장비를 수주했다. 지난 89년부터 IMT2000 장비 개발을 시작해 대표적인 통신시스템 강자의 위치를 굳힌 것이다.
에릭슨은 한국에서 동기·비동기를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기본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IMT2000사업단을 별도로 설립, 스웨덴 본사에서 새로 부사장을 영입했으며 황진수 전무와 김만수 이사 등 국내 통신장비업계 인사들을 끌어모았다. 에릭슨은 이들을 활용, 각각의 IMT2000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이미 에릭슨은 LG전자와 IMT2000에 관한 포괄적인 제휴를 맺었으며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전 및 현지생산 의사를 천명한 상태다. 특히 지난 12월 11∼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대대적인 비동기식 IMT2000시스템 시연회를 개최, 한국진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에 앞서 에릭슨은 데이터통신부를 신설하고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농심데이타시스템(대표 김용서 http://nds.nongshim.co.kr)과 함께 한국통신프리텔의 인터넷프로토콜(IP) 백본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한국의 무선인터넷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통신사업자와 기업고객을 위한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 비동기전송모드(ATM), IMT2000,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무선데이터, 마이크로웨이브, 사설교환기, 패킷교환기 등 다양한 통신 솔루션을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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