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e코리아]한민족을 빛내는 벤처스타들

「e-Korea! 우리가 책임진다.」 해외에서 각고의 노력끝에 성공신화를 일궈낸 한국인 벤처스타들이 「e-Korea」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상황이 벤처위기론과 벤처회의론이 나올 정도로 위축돼 있다는 상황에 비춰 21세기를 맞아 「e-Korea」를 지향하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로 다가오고 있다.

해외 한국계 IT리더들은 초기에는 주로 미국과 일본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호주, 독일, 브라질, 중국 등 전세계로 확대되는 추세다. 또 활동분야도 크게 넓어져 IT분야를 비롯해 인터넷, 바이오, 환경 등에 걸쳐 한국계 스타들이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일부 스타들은 이제 전세계를 움직일 만한 영향력을 갖춰 「e-Korae」를 넘어 「e-WORLD」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1세대 아메리칸 드리머=실리콘밸리는 아이디어 하나로 수십명의 백만장자를 탄생시킨 벤처기업가들의 꿈의 고향이다. 이들이 엮는 성공 스토리 중에는 우리나라 교포 및 유학생 출신으로 실리콘밸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벤처기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제1세대는 이종문 회장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지난 70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82년 컴퓨터 카드회사인 다이아몬드컴퓨터시스템을 설립, 96년에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과감한 기증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지금은 암벡스벤처그룹의 회장으로 벤처투자가로 변신,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 「한국판 빌 게이츠」로 불리는 유리시스템의 창업자 김종훈씨도 미국 사회에서 억만장자로 통했던 대표적인 한국계 벤처스타다. 75년 중3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자신이 92년 설립한 유리시스템을 99년 4월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 10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1조4000억원)에 매각, 당시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갑부 대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비동기전송방식(ATM) 통신기술은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유무선 통신망의 전송속도를 최고 1.2Gbps의 초고속 수준으로 향상시켜 주는 차세대 네트워크였다.

통신기기 회사인 자일랜을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알카텔에 20억달러(2조4000억원)에 팔아 세계적인 거부대열에 오른 김윤종(미국명 스티브 김)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기업용 컴퓨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스위치를 주로 생산하는 자일랜은 지난 99년에 2억1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정도로 주목받았다. 김 사장은 자일랜을 알카텔에 넘긴 뒤 1억달러대의 벤처펀드(알카텔펀드)를 결성,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또한번의 신화창조를 추구하고 있다.

1세대급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벤처사업가로 거론되는 또 한명의 스타는 텔레비디오의 필립 황(한국명 황규빈) 회장. 단돈 50달러를 쥐고 미국에 건너간 그는 지난 75년 9000달러로 미국 새너제이에서 게임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텔레비디오를 만들어 지난 83년 한국계 기업으론 처음으로 나스닥에 상장되는 기록을 세우며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차세대 아메리칸 드리머=이들 1세대급 한국계 벤처스타말고도 현재 이국 먼리 미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며 「e-Korea」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인물들은 많다. 그중 대표적인 사람이 재미교포 1.5세대인 마이클 양과 와이즈넛의 윤어걸 사장. 이들 두 사람은 지난 97년 「마이사이먼」이란 인터넷 검색엔진업체를 설립, 지난 99년말 2년 만에 C넷에 7억달러에 매각하며 새로운 코리안 벤처스타로 명함을 올렸다. 마이사이먼으로 수천억원대의 거금을 확보한 두 사람은 현재 각각 다른 벤처를 설립, 독립하며 제2의 신화창조에 나섰다.

IBM 부사장을 거쳐 벤처 컨설팅 및 인큐베이팅업체인 비즈뱅(Bizbang)USA를 창업한 데이비드 장(한국명 장세호) 사장과 이옵티멈(eOptimum)이란 인터넷벤처기업을 설립한 월리엄 박(한국명 박현수) 사장 등도 최근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미국내에서는 차세대 벤처스타로 부각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밖에도 「옥수수박사」 김순권 교수의 아들로 넥스트점프를 경영중인 김용철 사장, 전세계 벤처사업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글로벌벤처네트워크의 제임스 한 사장, 싱크프리닷컴의 이경훈 사장, 지난해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관하는 「아이디어 디자인 어워드 2000」에서 은상을 수상했던 이노디자인 김영세 사장 등 미국에서 차세대 벤처스타 꿈을 꾸는 한국인들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본계 한국 벤처스타=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에도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많은 벤처스타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과 고기수 고덴샤 사장. 재일동포 3세인 손 사장은 끊임없는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야후 등 전세계 400여 인터넷 계열사를 거느리며 인터넷업계의 제왕이 됐다. 지난 99년부터 「손정의 신드롬」이란 단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재일과학기술협회 회장인 고기수 고덴샤 사장은 오사카에서 자동번역 소프트웨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자동번역서비스인 「J서버」로 일본 통산성 등 9개 부처로부터 우수정보처리시스템상을 받아 보수적인 일본에서 한국인 바람을 일으켰다. 또 사업가에서 나스닥재팬 부사장으로 변신한 손형만 부사장도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인이다.

◇세계 각지의 한국인=중국 베이징 신성시공네트워크 김향철 사장, 호주 SMI그룹 김만기 회장, 독일 바이오스틸메디컬 한복선 사장, 브라질 THC의 최태훈 사장 등도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한인 사업가들이다. 조선족 출신인 김향철 사장은 한·중 합작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중국 인터넷기업협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인터넷 솔루션업체인 IWW 등 인터넷과 이동통신관련 5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김만기 SMI그룹 회장은 호주의 대표적인 한인 사업가로 통한다. 한복선 사장은 인공신장판 인공혈관등을 개발, 독일 바이오업계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최태훈 THC 사장은 브라질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활동중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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