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삼성 비동기 손잡나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드디어 IMT2000 비동기 시스템 분야에서 손잡을 것인가.

각각 세계 최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사업자와 장비업체인 양사는 30일 만나 비동기 IMT2000 시스템 개발을 논의키로 했다.

자연히 양사가 이날 만남을 통해 그간의 갈등대립 관계를 털고 예전과 같은 동반자 관계를 회복할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IMT2000 기술표준을 둘러싼 SKT와 삼성전자의 대립은 단순한 신경전 차원을 넘어 최근에는 자존심을 건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져 왔다.

일찌감치 비동기를 선언한 SKT는 동기를 강조하는 삼성을 향해 『집주인이 건축업자에게 기와집을 지어 달라고 주문하는데 건축업자가 꼭 초가집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사업권 신청 전 비동기 시스템 개발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삼성이 이를 거절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급기야 SKT 경영진은 『삼성이 계속 SKT를 동기로 몰고 간다면 투자가 진행중인 IS95C 삼성 장비를 아예 걷어내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실제로 최재원 SKT 전무는 『삼성의 태도에 변함이 없는 한 앞으로 삼성과의 협력은 물론 장비 조달도 전면 중단하겠다는 경영진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SKT의 이 같은 강공 드라이브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탓도 있지만 그동안 물건을 사주는 입장이면서도 오히려 납품업체에 끌려다녔다는 반성을 토대로 이번 기회에 이를 바로잡고 확실한 주인 행세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SKT는 「갑」이면서도 「을」 같은 갑이었고, 삼성은 「을」이면서도 「갑」 같은 을이었던 관행적 구조를 바꿔놓겠다는 심산이다. 차제에 누가 칼자루를 잡고 누가 칼날을 쥐고 있는지 분명히 해두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악화일로를 걷기만 하던 양사의 관계는 30일 접촉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일단 양사 기술 및 실무진이 만나 비동기 시스템을 논의한다는 자체가 진일보한 상황이다.

물론 SKT는 아직 유보적이다. 최 전무는 『비동기 시스템 개발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삼성의 입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지금으로선 향후 협력 계획 등을 검토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이 SKT의 비동기 개발에 보조를 맞춘다면 국면은 전환될 것이고 그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들 양사는 서로 주고받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30일 양사의 비동기 접촉은 IMT2000 사업권은 물론 국내 통신시장 세력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택기자 etyt@etn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