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 시장 개척에 분주하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2세대 이동전화 단말기 국내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수출시장 확산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 단말업체들은 약 6억명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이동전화 가입자의 80% 정도가 손에 들고 다니는 GSM 단말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황 ● 올해 국산 GSM 단말기 총수출액은 전년 대비 100% 가량 성장해 4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맥슨텔레콤(구 맥슨전자)이 GSM 단말기를 제조해왔으나 올 들어 세원텔레콤·텔슨정보통신·팬택·스탠더드텔레콤·이지엠텍 등 중소업체들이 활발하게 신규로 진출하면서 산업 기반도 튼튼해지는 추세다.
특히 세원텔레콤과 텔슨정보통신은 유럽과 남미·중국 등지로의 수출계약에 성공함으로써 일취월장하고 있다.
세원텔레콤(대표 이정근 http://www.sewon-tele.com)은 3년여간 스페인 비텔콤을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유럽 지역에 약 450만대의 GSM 단말기를 공급한다. 내년 1월부터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 지역에 자체 브랜드를 채택한 GSM 단말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세원은 또 중국 닝보버드·동방통신 등과 110만대 상당의 GSM 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출 지역을 넓히고 있다.
텔슨정보통신(대표 윤서용 http://www.telsonic.co.kr)도 프랑스 아베니르텔레콤과 30만대, 홍콩 FTI와 70만대 상당의 GSM 단말기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내년 4월부터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이 GSM 단말기 국제규격 승인기관인 독일 ETS로부터 인증을 획득해 수출을 위한 기치를 올렸고, 스탠더드텔레콤(대표 임영식 http://www.nixxo.co.kr)과 이지엠텍(대표 김동필 http://www.ezzemobile.com)이 각각 유럽과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전망 ● 「GSM 단말기 개발에서 상용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얼마나 빨리 단축하느냐」가 성공의 열쇠다.
일부 업체는 GSM 단말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단일통화권으로 묶여 있는 유럽에서 안정적으로 로밍(roaming)을 구현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즉 개발에서 상용화까지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유럽은 단일통화권으로 묶여 있지만 나라별로 이동통신망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며 『하나의 단말기 안에 각 국의 통신망 특성을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느냐가 GSM 단말기 시장 개척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로열티 문제가 또 다른 장애물이다. 국산 GSM 단말기 제조업체 수와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숨죽이고 있던 GSM 원천기술 보유자들이 준동하기 시작했다. 모 해외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는 단말기 1대당 8∼9%대의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 단말기업체들은 대기업에 비해 로열티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어려움이 크다.
중소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GSM의 싹」을 어떻게 키워갈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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