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압력이 있었다면 결코 사표를 제출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청렴」 「강직」이 트레이드 마크인 이계철 한국통신 사장은 자신의 임기내 퇴임의사가 외부의 압력이나 정부와의 불화 탓이라는 일부의 시각을 그답게 일축했다.
이 사장은 『지난 96년 부임한 당시부터 언제 물러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한통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고 산적한 내년 업무를 신임사장이 직접 총괄할 수 있도록 인사 문제 등을 감안해 사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독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그는 『한통 부임 후 내부를 살펴보니 급변하는 통신시장 환경에서 자칫 멸종된 공룡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고 이 때문에 『IMF가 터지기 1년 전부터 무려 1만4000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80∼90년대 거품 경제시절 방만하게 투자했던 해외 사업 및 비수익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로부터 미친 사람 소리를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한국통신이 살아남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역대 한통 사장 가운데 노조와 가장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비결에 대해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노조와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켰고 이를 통해 감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3년여의 재임기간 동안 후회나 아쉬움 없는 경영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지만 『전화요금 현실화를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퇴임 후 대학에 학사 편입,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색다른 포부를 밝혔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입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자리(장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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