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도 컴퓨터 도입 당시에는 컴퓨터에 익숙지 못한 출연자들로 인해 배꼽잡는 해프닝이 많이 연출됐는데 그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키보드 M을 찾아라」를 소개할까 한다.
「생방송 가요 톱10」에서 ARS 시스템을 도입하는데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엽서 위주로 인기가요 순위가 집계될 때는 추첨함에다 엽서를 넣고 추첨을 하면 됐지만 컴퓨터로 집계를 하게 되니 선물 당첨자 추첨이 문제가 됐다.
당시 「생방송 가요 톱10」 제작진은 사회자가 컴퓨터 키보드의 「엔터(enter)」키를 치면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선물 당첨자 이름이 표시되고 카메라맨이 이를 줌(zoom)으로 확 당겨서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당시로서는 제법 첨단 냄새를 풍기는 방식으로 당첨자를 발표하기로 했다.
사회자의 키보드 조작은 사실은 그냥 「엔터」키만 치면 되는 것은 아니었고 「m a i n」네 글자를 치고 그 다음에 엔터 키를 쳐야하는 것인데 사회자로 하여금 다섯 번이나 키보드를 치게 할 수는 없으니까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m a i n」 네 글자는 미리 쳐놓고 사회자는 「엔터」키만 치면 되도록 손을 써 놓았다.
드디어 「생방송 가요 톱10」에서 컴퓨터가 등장하게 된 첫날. 생방송에 앞선 리허설에서는 모든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실제 생방송에 들어가자 손범수씨와 동시에 「엔터」키를 누르는 보조 진행자 역할을 맡게 되어 있던 가수 강수지씨가 실수로 그만 「엔터」키가 아닌 옆의 따옴표 키를 누르고 난 다음부터 문제가 터졌다.
카메라 맨은 당연히 당첨자의 이름이 발표된 것으로 알고 모니터에 나타난 글씨를 줌으로 쫘악 당겨서 전국에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화면에는 「bad command or file name」이라는 황당한 단어가 클로즈업됐다.
이로써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요프로그램이 배꼽잡는 촌극으로 뒤바뀌고 말았다. 당황한 사회자 손범수씨는 엔터키를 치고, 치고 또 쳤지만 당첨자 이름은 모니터에 뜨지 않았다.
AD가 『손범수씨, main을 치세요 main을 치세요』라고 속삭였지만 당황한데다 컴퓨터에 익숙지 못했던 손범수씨의 눈에는 「m a i n」 네 글자가 도대체 들어오지 않았다. 노련한(?) 손범수씨는 나름대로는 생방송을 자연스럽게 넘어가겠다고 『M이 어딨나∼, M이 어딨나∼』하며 M타령을 불러대면서, M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담당 AD가 낮은 포복으로 컴퓨터 책상밑으로 기어가 「m a i n」 과 「엔터」키를 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이날 5주 연속 1위를 기록한 김건모씨는 「첫인상」을 부르지 못했다. 왜냐하면 시간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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